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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美 제련소 프로젝트 명칭 무단 사용’ MBK·영풍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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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규 기자

윤종하·장세환 현지 행사 참석…‘공식 자격’ 논란

영풍·MBK “최대주주로서 정당한 주주 활동” 주장

[디지털데일리] 고려아연이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 명칭을 무단으로 사용해 도메인을 개설하고 현지 행사를 열었다며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을 경찰에 고발했다. 영풍·MBK 측은 최대주주로서 정당한 주주 활동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현지 행사에 참석한 윤종하 MBK 부회장과 장세환 영풍문고홀딩스 대표가 어떤 자격으로 고려아연의 사업을 설명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5일 MBK가 고려아연 지분 확보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 윤 부회장, 장 대표 등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이 회사와 협의 없이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명칭과 표지를 사용해 미국 정부와 지역사회 관계자들이 사업 주체를 오인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영풍·MBK 측은 지난 6월 프로젝트 크루서블과 테네시주를 결합한 ‘crucibleTN.com’ 도메인을 등록했다. 고려아연 측은 해당 도메인이 등록자 정보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방식으로 개설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7월에는 테네시 주정부 관계자와 지역 인사, 언론인 등에게 프로젝트 크루서블 명칭이 들어간 리셉션 초대장을 발송했다. 같은 달 9일에는 미국 내슈빌 허미티지 호텔에서 실제 행사를 열었다. 고려아연은 도메인 개설과 행사 개최 과정에서 회사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영풍·MBK 측은 자신들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그룹인 만큼 회사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사업과 관련해 현지 정부와 지역사회,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것은 정당한 주주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고려아연은 모든 주주의 회사”라며 “회사의 기업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핵심광물 프로젝트에 대해 미국 정부와 지역사회,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것은 최대주주로서 너무나 당연한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현지 행사에 참석한 윤 부회장과 장 대표의 공식 지위와 역할을 두고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당시 행사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프로젝트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진 장 대표는 고려아연의 주요 주주인 영풍의 공식 임원이 아니다. 현재 영풍문고홀딩스 대표를 맡고 있지만, 고려아연이나 영풍에서 해당 사업을 대표하는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지는 않다.

이에 따라 장 대표가 어떤 자격으로 현지 행사에 참석해 고려아연의 프로젝트를 설명했는지가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장 대표가 행사에서 영풍의 기술을 프로젝트와 연계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사의 공식 의사결정 체계와 별개로 사업 내용을 대외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를 두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윤 부회장은 고려아연 주주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다만 고려아연의 이사나 임원은 아니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서의 직책과 고려아연의 경영 또는 개별 사업에 대한 업무집행 권한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상법상 회사의 대표 권한은 원칙적으로 대표이사에게 있고, 주요 업무 집행은 이사회 의사결정의 영역이다. 주주가 주주총회 등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과 회사의 개별 사업을 직접 집행하거나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것은 구분된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업계에서도 최대주주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해외 정부나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것 자체와 실제 사업 주체인 회사와 협의 없이 특정 사업을 대외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해외 정부나 투자자들과 소통할 수는 있다”면서도 “장세환 대표의 경우 영풍의 공식 임원이 아닌 만큼 어떤 자격으로 고려아연 사업을 설명했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와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사업을 대외적으로 설명할 경우 다른 주주나 투자자는 물론 미국 정부와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이 사업의 공식 주체를 혼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대주주의 주주권과 회사 이사회·경영진의 업무집행 권한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남규 기자
ng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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