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도 AI 수혜?…AI 데이터센터 인프라용 강재 공급 확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철강업계가 새로운 수요처로서 AI 시장 타진에 나섰다.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 특성상 발전·송전·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인프라 투자가 함께 늘어나고 이를 뒷받침하는 고부가가치 강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철강사들은 단순히 건설용 형강을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에 특화된 제품과 솔루션을 잇달아 선보이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 현대제철, '차세대 전력 인프라 TF' 가동…데이터센터·ESS 시장 공략
현대제철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발전과 송전, ESS를 아우르는 전력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관련 강재 수요도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에는 철근·형강·후판 등 구조재와 열연·냉연강판 등 설비용 강재가 사용되며 1메가와트(㎿)당 약 100톤의 강재가 소요된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냉각설비의 하중이 커져 고하중·장스팬 구조가 요구되면서 강재 사용량도 기존 데이터센터의 약 3000톤에서 2만톤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SS에는 1기가와트시(GWh)당 약 3000톤의 강재가 사용되고 송전철탑 역시 대부분 강재로 제작된다. 현대제철은 데이터센터와 ESS, 송전망 확대에 따라 2030년까지 국내에서 약 100만톤 규모의 신규 강재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현대제철은 전담 조직인 '차세대 전력 인프라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데이터센터와 ESS, 송전망 등 전력 밸류체인 전반을 겨냥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고로와 전기로를 모두 보유한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열연·냉연·후판·철근·형강·특수강 등 전 제품군을 활용해 전력 인프라 전반에 대응할 수 있는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용 통합 H형강 솔루션과 고하중 구조용 제품을 확대하는 동시에 ESS와 송전망용 강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진 현대제철 책임매니저는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하고 공급할 수 있느냐"며 "AI 데이터센터 확대는 발전·송전·저장·소비를 아우르는 전력 인프라 전반의 투자를 촉진하고 있으며 이는 철강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혁준 동국제강 팀장이 8월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건설용 강재 솔루션 쇼케이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 동국제강, '디-메가빔'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공략…맞춤형 대형 형강 승부
동국제강도 AI 데이터센터 등 전력 인프라 확대에 맞춰 대형 형강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출시한 대형 빌트업 H형강 브랜드 '디-메가빔'(D-MEGA BEAM)을 앞세워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산업플랜트·대형 물류센터 등 초대형 프로젝트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디-메가빔은 후판을 절단·용접해 프로젝트별 맞춤 규격으로 제작하는 빌트업 방식의 H형강이다. 최대 높이 3000㎜ 최대 너비 1250㎜까지 제작할 수 있어 기존 압연 H형강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던 대형·비표준 구조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 동국제강은 디-메가빔이 지난해 말 한국강구조학회의 구조성능 평가를 통해 구조 안전성도 검증받았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디-메가빔을 단순한 대형 형강이 아닌 통합 강재 솔루션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일반 규격은 압연 H형강으로 초대형·비표준 구간은 디-메가빔으로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해 프로젝트별로 필요한 형강을 하나의 창구에서 일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 대응력을 높이고 비용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서버랙과 무정전전원장치(UPS)·배터리·냉각설비 등이 집중되면서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큰 하중을 견뎌야 한다. 동시에 설비 배치를 위해 기둥 간격을 넓힌 장스팬 구조가 요구되는 만큼 맞춤형 대형 형강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반도체 공장의 유틸리티 설비와 산업플랜트의 파이프랙, 대형 물류센터와 도심 재개발 사업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며 프로젝트 중심의 강재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최혁준 동국제강 팀장은 "AI 인프라 시대에는 건축물이 대형화·고하중화·장스팬화되면서 기존 규격 제품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디-메가빔은 압연 H형강과 대형 빌트업 H형강을 아우르는 통합 공급 솔루션으로 프로젝트별 최적의 강재를 공급할 수 있다. 이에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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