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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아닌 공급이 해법”…서울시, 정부 부동산 정책에 보완 요구

김남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8월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이 전·월세 매물 감소와 주거비 상승, 민간 주택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민 토론회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서울시는 현장에서 나온 의견을 정리해 정부에 전달하고 세제·금융·정비사업 관련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6일 서울시청에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시민과 전문가, 공인중개사, 정비사업·민간임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세제 개편과 전·월세 시장, 주택 공급 문제를 논의했다. 전문가 발표보다 시민과 현장 관계자의 경험을 먼저 듣고 전문가가 제도적 배경과 개선 방향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세제 분야에서는 장기보유자와 고령층, 비거주 1주택자, 등록임대사업자의 부담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참석자들은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보유세가 늘면 소득이 줄어든 고령층이 오랫동안 살던 집을 처분해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존 제도를 믿고 장기간 임대 의무와 임대료 인상 제한을 지켜온 등록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을 축소하면 정책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 부담이 집주인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면 임대 매물이 줄어 전·월세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잠실에서 21년째 중개업소를 운영한 박준 공인중개사는 과거 단지별로 50~80개씩 나오던 전·월세 매물이 최근 10개 이하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주거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6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김민정씨는 부동산을 찾을 때마다 매물이 없다는 말을 들었고, 전세대출 요건과 매물 부족 탓에 결국 월세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세제 변화가 임대인의 실거주 전환으로 이어질 경우 어렵게 구한 집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택 공급 분야에서는 세금과 규제로 수요를 억제하는 방식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재개발·재건축과 비아파트, 민간임대 등 활용 가능한 공급 수단을 함께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출 규제와 취득·양도 단계의 세 부담으로 비아파트 공급 사업자의 신규 사업 진입이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간임대 관계자들은 공공임대만으로 서울의 다양한 임대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형·장기 민간임대가 주택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법률과 세제, 금융제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선호 지역의 공급을 실질적으로 늘리기 위해 재개발·재건축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시는 이날 제기된 의견을 세제와 전·월세 시장, 주택 공급 분야별로 정리해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장기보유자와 고령층의 세 부담 보완, 민간임대·비아파트 공급을 위한 세제·금융 여건 개선, 재개발·재건축 규제 합리화 등을 지속해서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제 변화의 영향이 주택 보유자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전·월세 세입자와 청년, 고령층, 임대주택 공급자에게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민들의 절박한 우려를 확인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정리해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근본 해법은 세금으로 수요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원하는 곳에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정비사업과 민간임대 공급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해 서울의 실질적인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김남규 기자
ng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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