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 리스크’에 막힌 美 가상자산법…8월 상원 통과 불투명

조윤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미국의 첫 연방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법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의 8월 상원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과 자금세탁방지(AML) 규정을 놓고 여야가 맞서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5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미 상원은 당초 8월 의회 휴회 전 법안 처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휴회 전 토론 종결 표결을 추진했지만, 이날 오후까지 관련 안건이 상정되지 않으면서 휴회 전 통과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큰 쟁점은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로 불리는 공직자 윤리 조항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밈코인과 가상자산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공직자의 가상자산 사업을 보다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화당은 공직자의 가상자산 발행을 금지하는 절충안을 내놨다. 그러나 민주당은 주 법무장관의 집행 권한을 법에 명시하고, 보유 자산 매각 의무와 2029년 일몰 조항 삭제까지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금세탁방지와 고객확인(KYC) 규정도 여야 간 이견이 큰 사안이다. 미국 전국셰리프협회(NSA)를 비롯한 법 집행기관들은 법안이 AML·KYC 적용 예외를 지나치게 폭넓게 허용해 금융범죄 대응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캐서린 코르테즈 마스토 민주당 상원의원 등도 소비자 보호와 법 집행을 위한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며 추가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휴회 전 통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투자은행 TD코언의 자렛 사이버그 연구원은 “현재 상원에서 법안 처리에 필요한 60표까지 약 10표가 부족하다”며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 등 민주당 강경파의 반대로 신속한 초당적 합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법안이 폐기되기보다는 9월 이후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디지털자산 업계 로비단체 블록체인협회의 서머 머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양당 지도부가 추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초당적 합의 의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신호”라며 “의회 휴회 이후에도 논의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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