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늘리기만으론 한계…체류·소비 늘려야 GDP 오른다

관광산업의 GDP 대비 부가가치 비중 [사진=한국은행]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외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관광산업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광정책의 성과 지표도 ‘방한객 수’ 중심에서 ‘관광수출’과 ‘부가가치’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서비스수출 관점에서 본 관광산업의 성장효과와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이제 단순한 내수 산업이 아닌 서비스수출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의 관광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17%다. 글로벌 평균 3.5%와 OECD 평균 3.6%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관광객과 직접 접촉하는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이 주요국 수준보다 낮다는 의미로, 방한수요 확대가 관광수출액과 국내 부가가치 증가로 연결되는 경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관광산업을 장기간 육성해 온 일본의 GDP 대비 관광수출 비중(1.46%)을 벤치마크로 제시하며, 이 수준에 도달하려면 관광수출을 현재보다 25.4%(55억6000만달러) 늘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내에서 추가로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약 44억달러(6조3000억원)로, 명목 GDP의 0.235%에 해당한다.
다만 관광객 수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정책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 방한객 증가만으로 해당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난해 1894만명이었던 방한객을 올해 2375만명까지 늘려야 한다. 481만명을 추가 유치해야 하는 셈이다.

지난 7월28일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1인당 하루 평균 지출을 177.8달러에서 223달러로 높이거나 평균 체류기간을 6.5일에서 8.2일로 늘리면 같은 효과를 보다 쉽게 낼 수 있다.
특히 방한객 수와 소비를 함께 개선하면 정책 부담은 더욱 줄어든다. 한국은행은 평균 체류기간을 현재 수준인 6.5일로 유지하더라도 방한객을 2120만명으로 226만명 늘리고, 하루 평균 지출을 199.1달러로 21.3달러 높이면 일본 수준의 관광수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체류기간을 늘리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은 방한객을 2120만명으로 확대하면서 평균 체류기간을 7.3일로 늘리거나, 현재 방한객 규모를 유지한 채 체류기간과 소비를 동시에 높여도 동일한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현재 우리나라 관광정책이 방한객 수라는 양적 지표에 치우쳐 있다. 방한객이 늘더라도 체류기간과 1인당 지출이 늘지 않으면 관광수출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며, 소비 역시 쇼핑에 집중될 경우 국내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의료와 문화·오락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소비 비중을 확대하고 숙박·항공·음식점업의 부가가치율을 높이면 동일한 관광수출액으로도 더 큰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일본이 도쿄와 오사카뿐 아니라 교토·후쿠오카·홋카이도 등 여러 지역을 연결하는 관광 동선을 구축해 체류기간과 재방문을 늘려온 것처럼 한국도 지역 관광거점과 교통, 숙박, 다국어 서비스를 연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관광정책의 성과관리 중심을 방한객 수에서 관광수출액과 국내 부가가치 등 질적 지표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방한객 수와 체류기간, 1인당 지출을 함께 높이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서비스 중심으로 소비구조를 전환해야 동일한 관광수출이 더 많은 국내 생산과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미용·웰니스, MICE, 공연·전시, 프리미엄 식음·숙박 등 지출단가가 높은 관광콘텐츠를 확충하고 지역 간 연계 관광 프로그램, 야간관광, 의료·휴양 연계 프로그램 기획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또 방한관광 활성화, 고부가 관광 육성, 지역 관광확산, 숙박·교통 인프라 확충 등을 개별 사업의 실적만으로 관리하기보다는 각 정책이 관광수출의 물량·체류일수·지출단가 개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공통된 성과지표를 통해 점검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이미 추진 중인 핵심 정책들을 관광수출 확대와 국내 부가가치 제고라는 공통 목표 아래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심화해 나가는 것이 향후 관광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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