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유통 두 토끼 잡는다”…신원근號 카카오페이, 스테이블코인 사업 속도

신원근 카오페이 대표이사. [사진=카카오페이]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신원근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페이가 분기 최대 실적을 발판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4000만 이용자를 확보한 개인 대상 결제망에 기업용 정산 네트워크를 결합해 발행과 유통 시장을 함께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신 대표는 지난 4일 열린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인프라와 유통 사업이라는 두 가지 기회를 설계하고 검증하는 단계”라며 그룹 차원의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분기 최대 실적…금융 매출이 결제 처음 추월
카카오페이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351억원, 영업이익 586억원, 순이익 496억원을 기록했다. 세 항목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0.6%, 영업이익은 528.2%, 순이익은 251.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3.9%에서 17.5%로 높아졌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금융서비스가 있었다. 2분기 금융서비스 매출은 175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4.7%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로, 결제서비스 비중 42%를 처음 넘어섰다. 결제 중심 사업자에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투자 부문 매출은 국내외 주식 거래 확대에 힘입어 99%, 보험 부문은 상품 판매와 보험 데이터베이스(DB) 사업 성장으로 86% 증가했다. 대출 부문도 상품 다변화와 맞춤형 마케팅을 바탕으로 3개 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카카오페이증권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분기 매출은 1219억원, 영업이익은 39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55% 늘었고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631억원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국내외 주식 거래액은 139조9000억원으로 497%, 예탁자산은 21조1000억원으로 279% 증가했다. 2분기 순유입액도 4조8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증권 매출에는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환·파생상품 관련 매출 172억원이 포함됐다.
이용자 활동성도 개선됐다. 일평균활성이용자(DAU)는 695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9% 늘었고, 이용자당 평균 거래 건수(ATPU)는 87건으로 26% 증가했다. 이용자당 평균 매출(ARPU)은 1만3979원으로 39% 상승했다. 이용자 수뿐 아니라 서비스 이용 빈도와 수익 기여도가 함께 높아진 것이다.
◆발행 인프라·유통 사업 투트랙…B2C·B2B 동시 공략
신 대표는 이 같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전략의 핵심은 발행 인프라와 유통 사업을 동시에 준비하는 투트랙 구조다.
발행 부문에서는 카카오 관계사와 주요 협력사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인프라에 대한 전략적·기술적 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송금과 결제, 투자 등 다양한 활용 사례를 담을 수 있는 공통 기술 기반을 구축해 향후 관련 인허가 취득과 유통 규모 확대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유통 사업은 개인 고객과 기업 고객을 함께 겨냥한다. 카카오페이 이용자의 지갑에 스테이블코인을 탑재해 송금과 결제, 투자 등에 활용하도록 하고, 기업용 월렛을 통해 가맹점과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부가가치통신망(VAN)사의 정산 절차를 효율화한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업 간 국가 간 결제·정산 플랫폼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이 이용자를 대신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결제하는 ‘에이전틱 페이먼트’ 시장에 대비한 이용자 경험도 준비하고 있다.
◆서클과 글로벌 연대…증권 완전자회사로 계열사 시너지
글로벌 사업자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그룹은 최근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미국 서클인터넷그룹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측은 해외 결제와 송금, 정산 분야에 서클의 인프라를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 대표는 “지난 분기 S402 재단 참여에 이어 서클과의 협업을 발표했다”며 “이번 분기에는 더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공식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컨소시엄 차원의 성공뿐 아니라 개별 기업으로서도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카카오그룹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증권 등이 참여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공동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하고 있다. 신 대표가 TF장을 맡아 기술 연구와 사업 모델 검토, 그룹 차원의 전략 조율을 총괄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완전자회사 편입도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와 맞물린 행보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카카오페이증권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100% 자회사 체제를 구축했다.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등 디지털자산 사업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설계와 기술 검증 단계다.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 이용자 보호, 감독 체계 등 제도적 틀이 확정되지 않아 실제 서비스 구조와 출시 시점은 관련 법·제도 정비 속도에 달려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본사를 중심으로 금융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TF 회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규제 환경이 구체화되면 관련 사업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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