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2분기 영업이익 43% 감소에도 AI·반도체 승부수…하반기 반등 노린다(종합)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현대제철이 봉형강 판매 확대와 제품 가격 인상 효과에 힘입어 앞선 1분기보다는 실적을 개선했지만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 때는 부진한 철강 시황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40% 넘게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투자 확대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AI 인프라용 철강재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자동차강판·후판 가격 인상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매출 6조1073억원 영업이익 577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3.3%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4% 늘었고 영업이익은 267.5% 큰 폭으로 개선됐다.
◆ 봉형강 판매 확대·가격 인상 효과…스프레드 개선에 실적 반등
현대제철은 2분기 봉형강 중심의 판매량 증가와 주요 제품 가격 인상 효과가 맞물리면서 직전 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들며 판매량이 늘어난 데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제조 공장) 등 인프라 건설 수요 확대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여기에 원료탄과 철스크랩 가격 상승분을 제품 판매가격에 반영하면서 제품 판매가격과 원재료 가격 차이인 스프레드가 개선돼 수익성이 회복됐다는 설명이다.
박홍 현대제철 재무관리실장은 이날 열린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봉형강 중심의 판매량 증가와 주요 제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매출이 늘었고 원료탄과 스크랩 가격 상승분이 판매가격에 반영되면서 스프레드가 개선돼 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지속적인 철강 경기 침체로 2025년 말부터 이어졌던 실적 하락세가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박홍 재무관리실장은 "올 하반기에는 주요 실수요 제품 등의 가격 인상과 국내 첨단 산업 투자 확대에 힘입어 건설 시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수익성도 현재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AI·반도체·원전 신수요 선점…"K-스틸법도 경쟁력 강화 기대"
현대제철은 AI와 에너지 산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정부가 추진하는 '대한민국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신규 철강 수요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를 겨냥해 철근·형강·후판·열연 등 전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통합 공급체계를 구축했다. 올해 초 데이터센터 등 전력 인프라 관련 전담 조직을 신설해 현재까지 데이터센터 7곳의 철강재 공급을 신규 수주했다.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철강재를 패키지 형태로 공급하는 전략을 통해 추가 수주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원전 시장을 겨냥한 고사양 후판도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현대제철은 원전 격납용기용 후판 개발과 양산 체계 구축을 완료했으며 올해 3분기부터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 올해 6월 시행된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 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정책 지원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희중 현대제철 전략기획사업부장은 "현재는 법 시행 초기 단계로 세부 지원 제도가 완전히 정해지진 않았지만 올 하반기에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 확립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제철은 한국철강협회와 협력해 철강산업의 재편과 저탄소 철강 지원 확대, 수요 창출 방안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부 제도가 확정되면 산업 전반의 공급 과잉 완화와 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관련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업 경쟁력과 수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도 순항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2월부터 양산을 시작해 기존 고로보다 탄소배출을 약 20% 줄인 강판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생산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완성차업체(OEM) 인증도 늘려갈 방침이다.
◆ 하반기 실적 개선 흐름 기대…미국 전기로 제철소 투자에도 재무관리 지속
현대제철은 올 하반기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건설 경기 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바탕으로 철강 수요가 점진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강판과 조선용 후판은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 가격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3분기부터는 원료 투입 원가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이 반덤핑 조치 등으로 제한되는 점 역시 국내 철강 가격 방어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또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설 투자로 차입금과 부채비율은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재무건전성 관리 기조는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함께 2029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날드슨빌에 270만톤 규모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세울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58억달러(약 8조 3000억 원)에 달한다.
현대제철은 미국 투자 기간인 2026~2028년 연간 2조원 안팎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내부 현금 창출을 최대한 활용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 순차입금 규모를 다시 6조원대로 낮춘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성민 현대제철 영업본부장은 "올 초부터 차세대 전력 인프라 핵심 산업 판매 확대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하며 주요 건설사, 설계사들과 함께 토털 패키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정부의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에 맞춰 지속적인 판촉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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