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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으로"…주요 지자체 '글로벌 AI 허브' 유치 경쟁 치열 [AI 클로즈업]

구아현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5월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AI허브 비전선포식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구아현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허브의 구체적인 입지 선정 기준이 공개되기 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부산은 연간 최대 6조5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제시했다. 인천은 송도에 집적된 국제기구, 경기도는 AI·반도체 산업 생태계, 경북은 전력과 제조업 기반을 앞세웠다. 광주·전남과 제주도 각각 AI 인프라와 국제협력 경험을 내걸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참여 국제기구들과 글로벌 AI 허브의 운영 방식과 입지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입지 선정 기준에도 국제기구 측 의견을 반영할 방침이다. 2027년 상반기 가동이 목표로 하고 있다.

◆ 국제기구 AI 역량 연결…정책부터 실증까지

글로벌 AI 허브는 국제기구별로 흩어진 AI 역량을 한국의 단일 거점에 연결하는 국제협력 플랫폼이다. 국제기구 지역 사무소나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사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국제기구의 정책·현장 경험과 한국의 AI 기술·인프라를 결합해 기후위기와 보건, 식량, 노동, 난민 등 국제사회의 복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외 기업과 대학·연구기관도 AI 도구와 모델, 실증사업 개발에 참여하는 구조다.

정부는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노동기구(ILO)·국제이주기구(IOM)·국제전기통신연합(ITU)·세계보건기구(WHO)·세계식량계획(WFP)·유엔개발계획(UNDP) 등 6개 국제기구와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어 5월 유엔환경계획(UNEP)·유엔아동기금(UNICEF)·유엔난민기구(UNHCR) 등 3개 기구가 추가로 합류했다.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다자개발은행(MDB) 5곳도 연계 협력에 나섰다.

지난 5월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는 정부와 9개 국제기구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5개 MDB가 한국에 설립하거나 운영할 AI 특화센터와 글로벌 AI 허브를 연계하는 구상도 제시됐다.

허브는 개발도상국의 AI 도입과 기술 표준·지침 수립을 지원한다. 국제기구와 국가 간 데이터·모델·실증 사례를 공유하고,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AI 도구와 솔루션도 개발한다.

다만 공동성명은 허브 설립과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참여 기관의 공동 의사를 담은 문서다. 법적·재정적 의무를 발생시키지는 않는다. 국제기구별 조직과 인력 배치, 운영비 분담 등은 후속 협의를 거쳐야 한다.

글로벌 AI 허브 유치를 이끈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디지털데일리> 인터뷰에서 “하버드나 MIT, 옥스퍼드에 AI 전공이 있는데 이를 보스턴이나 옥스퍼드에 두지 않고 한국의 단일 캠퍼스에 넣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 의원은 국제기구의 AI 기능과 국내외 기업·대학·싱크탱크가 함께 움직이는 ‘하이브리드 캠퍼스’를 구상하고 있다.

◆ 부산은 전력, 인천은 국제기구 강점 앞세워

부산은 경제효과와 전력·통신 인프라를 전면에 내세웠다. 부산연구원은 글로벌 AI 허브를 유치하면 부산·울산·경남에서 연간 최대 6조5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누적 3만2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부산에는 국내 국제 해저광케이블의 약 90%가 모여 있다. 전력자립률도 169.8%에 달한다. 부산항과 에코델타시티, 가덕도신공항을 연결해 국제기구와 AI 기업, 데이터 인프라가 집적된 거점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부산연구원은 에코델타시티를 중심으로 가덕도신공항과 해운대, 영도를 잇는 4대 거점형 공간 모델도 제안했다. 다만 6조5000억원은 정부의 공식 전망이 아니라 부산 유치를 전제로 부산연구원이 산출한 최대치다.

인천은 송도국제도시에 형성된 국제기구 생태계가 강점이다. 송도에는 녹색기후기금 등을 포함한 15개 국제기구가 입주해 있다. 기관들이 도보권에 밀집해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쉽고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통한 해외 접근성도 뛰어나다.

인천시는 지난 23일 송도 소재 국제기구 대표자 회의를 열고 글로벌 AI 허브 유치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유치 전략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인천연구원에 지역 경쟁력 분석도 맡겼다.

송도에는 세계은행 AI·디지털 지식센터가 2025년 12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인천은 국제기구와 개발금융기관의 기존 네트워크를 글로벌 AI 허브와 곧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 경기·경북·광주·제주 가세…유치전 전국 확산

경기도는 판교의 AI·소프트웨어 기업과 용인·화성·평택의 반도체 산업을 잇는 생태계를 내세운다. 서울과 중앙정부 접근성, 수도권 대학·연구기관과 국내외 기업의 집적도도 장점이다.

경기도는 유치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과 전담조직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도내 기초자치단체인 오산시도 세교3신도시와 운암뜰 AI시티를 중심으로 유치에 나섰다. 인근 용인·화성·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연구개발 기능을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경북은 전력과 제조업 실증 환경을 앞세웠다. 경북연구원은 지역 전력자립률이 215.6%에 달해 대규모 AI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텍과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등 연구기관도 경쟁력으로 꼽았다.

경북연구원은 경주에 국제 거버넌스 기능을, 포항에 데이터·연구·실증 기능을 두는 투트랙 모델을 제안했다. 포항·구미·경주·경산의 철강과 전자, 자동차부품 산업을 연결한 ‘경북 AX 벨트’도 추진한다.

광주·전남은 국가AI데이터센터와 AI 기업·연구기관, 재생에너지 기반을 결합한다는 전략이다. 광주의 AI 산업 생태계와 전남의 에너지·부지를 묶어 글로벌 AI 실증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광주공항 이전 부지 활용 방안도 지역 정치권에서 거론된다.

제주는 국제자유도시와 국제회의 경험, 기후·에너지 실증 환경을 강조한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당선인 시절 유엔 사무총장 후보자들과 차 의원 등에게 글로벌 AI 허브 제주 유치를 요청했다. 제주 전역을 AI 실증 특구로 조성하고 아시아·태평양 AI 거버넌스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글로벌 AI 허브 입지 기준을 마련하면서 참여 국제기구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현재 관련 국제기구들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며 “입지 선정 기준을 마련할 때도 국제기구들의 의견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아현 기자
ahye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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