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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몸집 키우는 유진증권…빅웨이브로보틱스 정정 반복에 ‘주관 역량’ 도마 위

강기훈 기자

유창수(왼쪽), 고경모 유진투자증권 각자대표 [사진=유진투자증권]

[디지털데일리 강기훈기자] 기업공개(IPO)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유진투자증권의 주관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표주관사를 맡은 빅웨이브로보틱스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거치며 비교기업과 평가배수, 희망 공모가를 잇달아 바꾸면서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IPO 조직과 인력을 늘리고 중소형 공모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IPO 핵심 업무인 기업가치 산정과 증권신고서 검증에서는 아직 역량을 더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최근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를 다시 밟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미래에셋증권이 공동주관사를 맡았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지난 5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금감원으로부터 두 차례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금감원은 실적 추정 근거와 비교기업 선정, 기업가치 평가 방식, 사업계획 미달성 위험 등 공모가 산정의 기초가 되는 내용을 보완하도록 했다.

정정은 단순한 문구 수정에 그치지 않았다. 기업가치 평가에 활용한 비교기업과 적용 배수, 희망 공모가가 모두 달라졌다.

당초 비교기업은 유일로보틱스와 로보스타, 티로보틱스, 씨메스로보틱스 등 4곳이었다. 이후 정정 신고서에서는 유일로보틱스만 남고 라온로보틱스와 유진로봇, 피앤에스로보틱스가 새로 포함됐다. 기존 비교기업 4곳 가운데 3곳이 교체된 셈이다.

비교기업은 공모 기업의 적정 가치를 산출하는 핵심 기준이다. 어떤 회사를 비교 대상으로 삼느냐에 따라 적용 배수와 평가액, 공모가가 연쇄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적자 기업의 성장성을 반영하는 주가매출비율(PSR) 방식을 유지했다. 다만 비교기업 평균 PSR은 기존 18.51배에서 16.19배로 낮아졌다. 할인 전 주당 평가액도 3만6574원에서 3만1978원으로 떨어졌다.

희망 공모가는 기존 2만2000~2만7000원에서 2만~2만4000원으로 낮췄다. 공모가 하단은 9.1%, 상단은 11.1% 내려갔다.

공모 주식 수는 200만주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예상 공모액은 기존 440억~540억원에서 400억~480억원으로 줄었다.

회사와 주관사단은 투자자 참고용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한 가치평가 결과도 새로 제시했다. PER 방식으로 계산한 공모가 범위는 9392~1만1262원으로, 실제 희망 공모가의 절반 수준이다.

신고서에는 PSR 방식으로 산출한 공모가가 PER 기준보다 높게 평가될 수 있다는 취지의 투자 유의사항도 추가됐다. 시장에서는 최초 신고서에 담긴 가치평가 근거가 충분히 정교했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 자체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통상적인 심사 절차다. 대형 증권사가 주관한 IPO에서도 정정 요구는 발생한다. 정정 요구만으로 주관사의 역량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번에는 비교기업 대부분이 바뀌고 적용 배수와 희망 공모가까지 낮아졌다. 단순한 설명 보강이나 오탈자 수정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이 IPO 사업을 빠르게 키우는 시점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초 IPO 조직 인력을 30명 안팎으로 늘리고 연간 5~7건의 상장 주관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기업가치 평가와 기업실사, 예비심사 신청서와 증권신고서 작성 등을 담당할 경력직 채용에도 나섰다.

상장 실적도 늘리고 있다. 올해 인벤테라와 코스모로보틱스의 코스닥 상장에 참여했다. 두 회사의 합산 공모액은 약 446억원이다.

유진투자증권은 2021년 에스앤디 이후 대표주관 실적이 뜸했다. 이후 씨메스 공동주관과 TXR로보틱스 인수단 참여 등을 거쳐 올해부터 IPO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유진투자증권이 IPO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과정에서 확보한 주요 대표주관 사업이다. 사업모델 특례상장은 주관사가 기업의 성장성과 사업성을 평가하고 그 판단 근거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대표주관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증권신고서의 법적 제출 주체는 빅웨이브로보틱스다. 미래에셋증권도 공동주관사로 참여한 만큼 정정 책임을 유진투자증권에만 돌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대표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주관사단이 최초 신고서 단계에서 비교기업 선정과 기업가치 산정 근거를 충분히 검증했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조직과 주관 계약을 빠르게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실사와 가치평가, 신고서 작성 등 내부 검증 역량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며 “비교기업과 공모가가 정정 과정에서 크게 바뀐 만큼 최초 신고서의 완성도가 충분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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