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 숨 돌린 증시, 반도체 반등에 코스피 3.5% 급등…6700선 회복

김남규 기자

코스피가 반등에 성공하며 6,747.95로 마감한 2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전날 급락의 중심에 섰던 반도체 대형주에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코스피는 하루 만에 3% 넘게 반등해 6700선을 회복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1.68포인트(3.56%) 오른 6747.9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이후 3거래일 만의 상승 마감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37.61포인트(0.58%) 오른 6553.88로 출발했다. 장 초반에는 6429.03까지 밀리며 불안한 흐름을 보였지만,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폭을 빠르게 키웠다. 장중 한때 6836.86까지 치솟았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는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반등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15% 오른 25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26만3500원까지 오르며 8%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4.08% 상승한 183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한때 하락 전환했지만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폭을 확대했다.

최근 급락으로 가격 매력이 커진 데다 미국 반도체주가 반등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과 엔비디아 등이 상승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국내 반도체 수출 호조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3% 증가한 549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180.6% 급증한 221억달러로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지수 반등을 주도했다. 기관은 1조3000억원대, 외국인은 2950억원가량을 각각 순매수했다. 개인은 1조6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다만 SK하이닉스는 4300억원가량 순매도해 외국인 수급이 반도체 업종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장 초반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우려로 증시가 흔들렸지만, 중재국들이 휴전안을 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실적 기대를 뒷받침하며 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휴전 중재 기대가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증시 급락을 키운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분석도 시장 안정에 힘을 보탰다.

JP모간은 최근 코스피 급락의 배경으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헤지펀드의 디레버리징을 지목하면서도, 레버리지 ETF 청산 과정이 약 75% 진행된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 순자산은 지난달 말 500억달러까지 늘었다가 최근 조정을 거치며 26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JP모간은 강제 매물 출회가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0포인트(0.49%) 오른 753.34로 마감했다. 장중 730.81까지 떨어져 52주 최저치를 새로 썼지만,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오후 들어 상승 전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144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43억원과 144억원을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0원 내린 1473.4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반등을 본격적인 추세 전환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외국인의 반도체주 매도 압력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증시 흐름은 다시 반도체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AI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고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유지될 경우 최근 급락은 과도한 레버리지 청산에 따른 일시적 조정으로 평가될 수 있다. 반면 메모리 수요가 둔화하거나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하면 이날 상승은 기술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김남규 기자
ng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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