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담대 3억’ 후폭풍…KB 이어 지방은행·인뱅도 대출 문턱 높였다

이호연 기자

KB국민은행 내부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호연 기자]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한 이후 주택 구매 수요가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은행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추가 대출 공급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 역시 높은 금리 부담으로 대안이 되기 어려워 하반기에는 실수요자들의 ‘대출 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 10일부터 전국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축소한 이후 은행권 전반의 가계대출 관리 강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대부분 채우면서 신규 대출 취급을 잇달아 축소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를 중단했고, 우리은행은 지점별 월 주담대 취급 한도를 기존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였다. 모기지신용보험(MCI·MCG) 가입도 제한하면서 차주가 실제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도 감소했다.

인터넷은행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아직 주담대 한도를 일괄적으로 축소하지는 않았지만 가계대출 총량을 맞추기 위해 신규 접수 물량과 공급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 전반에 대해 하루 접수량을 제한하고 있으며,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는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최대 한도도 줄였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주담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마감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접수 마감 시각은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자체가 크지 않아 공급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에 대비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도 ‘풍선효과’를 경계하며 총량 관리에 나섰다. 지방은행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는 평균 4% 수준으로 시중은행보다 높지만 대출 잔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수요가 집중될 경우 공급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

부산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접수를 중단했고, 경남은행과 iM뱅크는 주담대 모기지보험 신규 취급을 제한했다. 금융당국도 지난 10일 은행권 가계부채 관리 방안 점검회의에서 주요 지방은행장들에게 시중은행 규제 강화에 따른 반사 수요가 지방은행으로 쏠리지 않도록 관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금리 경쟁력도 시중은행보다 떨어진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신규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연 4.15~4.88%였던 반면 인터넷은행 3사는 연 4.76~5.27%, 부산·경남·광주·iM뱅크 등 지방은행은 연 4.76~5.86%를 기록했다.

정책서민금융과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전북은행의 평균금리는 연 13.11%에 달했다. 금리 부담까지 감안하면 인터넷은행이나 지방은행, 제2금융권 모두 시중은행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하반기 대출 여건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제1금융권의 마지막 보루로 꼽히던 SC제일은행도 최근 지역본부별 주담대 총량 관리에 돌입했다. 지역본부에 배정된 한도가 소진되면 신규 접수를 받지 않는 방식이다.

은행들의 대출 문턱은 앞으로도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7로 전분기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지수가 마이너스(-)일수록 금융기관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지난해 2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호연 기자
l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