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소액공모 한도 10억→30억원…中企·벤처 자금조달 문턱 낮춘다

김남규 기자

금융위원회 로고 [사진=금융위원회]

VC펀드, 공모 판단 ‘50인 기준’에서 제외

개정 시행령·감독규정, 28일 시행 예정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중소·벤처기업이 증권신고서를 내지 않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소액공모 한도가 1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미만으로 확대된다. 벤처투자조합 등 벤처캐피털(VC) 펀드는 공모 여부를 가르는 투자자 수 산정 대상에서 빠진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시행령과 관련 감독규정은 오는 28일 공포·고시와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현행법상 기업이 불특정 다수에게 증권을 공모할 때는 원칙적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최근 1년간 공모 금액이 10억원 미만이면 신고서 대신 절차가 간소한 소액공모 서류만 제출하면 된다.

증권신고서는 소액공모 서류보다 분량이 통상 두 배가량 많다. 금융당국의 검토와 정정 요구도 거쳐야 한다. 반면 소액공모 서류는 별도의 수리 절차가 없어 상대적으로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소액공모 기준은 2009년 10억원 미만으로 정해진 이후 17년 동안 그대로 유지됐다. 이 기간 채권 등을 포함한 공모시장 규모는 127조원에서 최근 3년 평균 274조원으로 2.2배 늘었다. 건당 유상증자 규모도 298억원에서 1140억원으로 3.8배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실물경제와 자본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소액공모 기준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투자자 보호 장치는 함께 강화한다. 관리종목 등 투자에 주의가 필요한 기업은 관련 위험을 소액공모 서류에 명확히 기재하도록 공시 서식을 바꾼다.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형태의 조각투자증권은 공모액이 30억원 미만이어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조각투자증권은 도입 초기인 데다 기초자산의 종류와 수익구조가 일정하지 않은 비정형 증권이라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초자산 가치평가와 운영 방식, 수익 흐름 및 투자 위험 등을 보다 충실하게 공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VC펀드가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적용받는 공모 규제도 완화된다. 현행 제도는 일반투자자 50명 이상에게 청약을 권유하면 공모로 분류해 증권신고서와 사업보고서 등의 공시 의무를 부과한다.

은행·보험사·증권사와 일반 집합투자기구는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로 인정돼 50인 산정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벤처투자조합과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일반투자자로 분류돼 같은 예외를 적용받지 못했다.

특히 법인이 아닌 조합은 조합 전체를 투자자 1명으로 보지 않고 각 조합원을 개별 투자자로 계산했다. 이 때문에 중소·벤처기업이 여러 VC펀드에서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50인 기준을 넘어 공모 규제를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예컨대 일반투자자 20명씩으로 구성된 벤처투자조합 3곳이 한 기업에 투자하면 펀드 수인 3명이 아니라 조합원 60명이 투자자로 계산된다. 이에 따라 해당 투자는 공모로 분류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 위반이 된다.

앞으로는 벤처투자조합과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 일정 요건을 갖춘 VC펀드를 투자자 수 산정 대상에서 제외한다. 운용주체인 벤처투자회사와 신기술금융회사 등이 충분한 전문성을 갖춘 만큼 일반 집합투자기구와 동일하게 취급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개인투자조합과 민법상 조합은 운용주체 요건 등을 고려해 이번 규제 완화 대상에서 제외했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으로 VC가 조합원 구성과 펀드 구조를 보다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벤처기업도 의도하지 않은 공모 규제 위반 우려 없이 여러 VC펀드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어 자금 조달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김남규 기자
ng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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