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지노 기금 부담 늘어나나…업계, 영업익 최대 28% 감소 '우려'

장주영 기자

롯대관광개발 카지노 사업장 전경[사진=롯데관광개발]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정부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자의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상한을 현행 매출액의 10%에서 15%로 높이는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카지노 업계와 증권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여 년간 유지된 제도를 산업 성장에 맞춰 손질한다는 취지지만, 업계는 수익성 악화와 투자 위축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정부는 관광진흥법상 카지노 사업자의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상한을 현행 총매출액의 10%에서 15%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은 카지노 사업자가 총매출액의 10% 범위에서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은 연간 매출액 10억원 이하 1%, 10억원 초과~100억원 이하 5%, 100억원 초과 10%의 누진 구조를 적용한다.

정부는 법률상 상한을 15%로 높인 뒤 시행령 개정을 통해 최고 부담 구간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최고 부담률이 적용될 매출 기준과 기존 구간 조정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향후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세부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제도 개편 배경으로 산업 규모 확대를 꼽았다. 카지노 사업자의 기금 납부 제도는 1994년 도입됐으며, 당시 사업장 13곳 가운데 매출 100억원을 넘는 곳은 6곳에 불과했다. 반면 현재는 대부분의 사업장이 이 기준을 웃돌고 있으며, 외국인 전용 카지노 전체 매출은 30여 년 사이 10배 이상, 사업장 평균 매출은 7배 이상 증가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카지노 산업 성장으로 늘어난 수익 일부를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환원해 관광 인프라 확충과 인력 양성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금 부담률 조정과 함께 5년 단위 카지노 면허 갱신제와 카지노 사업권 양도·양수 사전인가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면허 갱신제는 최초 허가 요건 유지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제도이며, 사업권 사전인가제는 불법 자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관리 장치라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제도 개편이 현실화할 경우 외국인 카지노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부담률이 5%포인트 인상될 경우 파라다이스와 GKL의 영업이익이 각각 22%, 2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제주특별법 적용을 받는 롯데관광개발은 직접적인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제주도 역시 유사한 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을 반영할 경우 영업이익이 약 19%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기금 부담 확대가 호텔과 엔터테인먼트 등 비카지노 부문 투자 여력을 약화시키고,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 지인해 연구위원은 "정책 방향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시장 규모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현재도 관광진흥개발기금과 개별소비세, 교육세, 법인세 등을 부담하고 있다"며 "기금 부담률이 15%까지 확대되면 글로벌 경쟁 카지노와 비교해도 결코 낮지 않은 세 부담을 지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2030년 일본 오사카 IR 개장을 앞두고 아시아 카지노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세 부담이 늘어나면 호텔과 엔터테인먼트 등 비카지노 부문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며 "부담 확대가 추진된다면 공급 확대 허용이나 교통 인프라 개선, 관광 규제 완화 등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보완책도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내는 기업과 수혜를 받는 기업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카지노가 납부하고 있는 금액이 관광진흥개발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발기금 지원 범위가 문화예술사업 지원까지 확대되고 있어 실질적으로 관광을 이끄는 기업보다는 타 분야로 지원금이 흘러간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장주영 기자
jyjang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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