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배경훈 "AI 서비스 역량 갖춰야"…독자·프론티어 모델 투트랙 (종합)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월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혜승기자]
[디지털데일리 정혜승기자] 정부가 독자 AI 중심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 모델 개발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AI 전략을 확대한다.
지난 1년간 독자 AI와 그래픽처리장치(GPU) 투자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앞으로는 국민이 체감하는 AI 서비스와 산업·공공 AI 전환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국가 차원의 프론티어 AI 역량 확보에도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AI 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통신 등 인프라 확충 방안은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데 그쳐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은 향후 과제로 남겼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밝히며 이 같은 내용의 향후 정책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
배 부총리는 지난 1년간의 가장 큰 성과로 독자 AI와 정부 차원의 GPU 투자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꼽았다.
다만 AI 모델 개발에 정책 역량이 집중되면서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 경쟁력 확보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정부가 '모두의 AI'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앞으로 AI 에이전트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에 대비하려면 플랫폼, 토큰 최적화, 실제 서비스 경쟁력 등을 빠르게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이용자 대부분이 외산 AI를 사용하는 상황 속 실효성과 관련해선 "첫 목표는 공공 에이전트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외산 AI에서 제공되지 않던 것들을 공공 AI 에이전트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생성형 AI 자체가 아니라 에이전트 AI 시대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밝혔다.
AI 모델 부문에선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프론티어급 모델을 함께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도 제시됐다. 기존 독파모 사업이 공공·산업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수준의 모델을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면, 프론티어 모델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한다.
배 부총리는 "한국도 독자 모델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프론티어 모델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독자 모델 기업들은 B200 GPU를 500~735장 수준으로 지원받고 있는데, 프론티어급 모델을 만들려면 베라 루빈 GPU 약 1만장이 필요하다"며 "현재 가격 기준 약 3조5000억원 규모로 플랫폼·클러스터링 등 부대비용을 합치면 비용이 더 든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론티어 모델의 필요성으로는 'AI 주권'을 들었다.
배 부총리는 "외산 AI 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되거나 가격이 20배, 100배로 오른다면 계속 쓸 수 있겠느냐"며 "자국 AI 역량이 없으면 언젠가 다른 국가의 기술에 종속되거나 통제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상 공적개발원조(ODA)를 중심으로 한 'K-AI 패키지'도 향후 과제로 제시됐다.
K-AI 패키지는 개발도상국에 AI 솔루션,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를 묶어 지원하는 구상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국가별 수요에 따라 AI 솔루션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국내 서비스 기업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방안"이라며 "유상원조 사업이라 국내 기업에 기회가 되겠지만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6G 등 통신 인프라와 관련해 배 부총리는 "AI 인프라는 GPU·NPU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통신 인프라도 마찬가지"라며 "6G를 선도하지 못하면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지능 토큰을 생산·소비하는 것을 넘어 해외로 수출하는 국가가 되려면 통신과 표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저궤도 위성통신망과 투자형 연구개발(R&D)도 거론됐다. 배 부총리는 저궤도 위성통신망과 관련해 "2035년 상용 서비스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독자 위성통신망을 완성하려면 200기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려야 하고, 국내 발사체뿐 아니라 필요하면 해외 발사 역량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투자형 R&D는 정부가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으로 참여하거나 프로젝트 펀딩 방식으로 투자하는 구조다. 배 부총리는 "프론티어 모델 개발에 인프라 비용만 최소 3조5000억원이 필요한데, 정부가 특정 기업 한 곳에 출연금으로 몰아주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정부가 지분을 투자하거나 SPC를 만드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자 분야에 대해서는 "국내 기반 역량이 부족해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해외 기업과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우주·에너지·양자 등 전략기술 생태계를 연결하고, 투자형 R&D를 확대해 정부가 생태계 조성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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