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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년 후 자체 AI DC 건립"…한국정보공학, AI 솔루션 기업으로 퀀텀점프 나선다

박재현 기자

마지막으로 어떤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유용석 한국정보공학 회장은 "사향은 주머니에 싸도 냄새가 난다"며 "특정 분야, 가령 금융이나 공공 사업만큼은 무조건 우리와 함께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진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사진=한국정보공학]

[디지털데일리 박재현기자] 한국정보공학이 하드웨어(HW) 총판에서 쌓은 인프라 역량을 토대로 인공지능(AI)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한다. HW 인프라 위에 AI 솔루션을 얹고, 그 경험을 자산 삼아 자체 AI 데이터센터(AI DC)까지 짓는다는 구상이다. 유용석 한국정보공학 회장은 "결국 남는 건 경험"이라며 축적한 구축 역량으로 IDC 사업을 이끌겠다고 자신했다.

◆ HW 유통 수익성 한계...AI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

HW 총판 업계는 금리 상승과 메모리값 상승이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벤더로부터 물건을 받아 여신 부담을 지고 마진을 챙기는 구조인데, 금리는 오르고 원가는 뛰면서 마진이 줄었다.

마진 문제와 별개로 시장과의 접점도 옅어졌다. 협력사를 통해 서버를 납품하다 보니 고객이 실제로 이를 어디에 쓰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설치나 튜닝까지 맡을 엔지니어를 둔 협력사도 드물어, 사실상 장비만 전달하는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한국정보공학은 이 한계를 총판업 자체가 아니라 그 위에 얹을 사업으로 풀었다. 30년간 축적한 인프라 구축 경험을 전환의 토대로 본 것이다. GPU 클러스터 구축, 초고속 네트워크, 병렬 파일시스템 설계 경험이 그대로 AI 인프라 역량으로 이식된다.

유 회장은 "AI는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된 HPC(고성능컴퓨팅)와 데이터센터 기술 위에서 피어난 것"이라며 "인프라 아키텍처는 동일하고 CPU를 쓰느냐 GPU를 쓰느냐가 갈릴 뿐"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 샵링커가 진행해 온 이커머스 데이터 분석 사업도 이 전환에 힘을 더할 자산으로 꼽힌다.

◆HW부터 애플리케이션까지...사업 영역 전방위 확대

AI 솔루션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의 방향은 HW부터 애플리케이션까지 전방위적으로 넓힌다. 설치, 성능 최적화, 컨설팅, SI, 운영·유지보수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는 쪽이다. 취급 브랜드를 늘려 마진을 찾는 멀티벤더 전략은 택하지 않았다.

조직도 이에 맞춰 개편했다. 지난 4월 기존 IT기기 유통 부문 조직명을 'AI인프라사업부'로 바꿨다. 신사업은 AI솔루션사업부와 AI/HARO사업부가 맡는다. 두 축을 분리 운영하지 않고, 인프라사업부가 확보한 고객 접점 위에 신사업 조직이 AI 솔루션을 얹는 구조다. HW 공급으로 들어간 고객에게 솔루션까지 제안해 서비스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향후 2~3년간 전사 역량을 AI 솔루션과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집중한다.

기술 포트폴리오는 HW부터 SW까지 아우른다. GPU·NPU 등 하드웨어 자원 최적화 기술에 쿠버네티스 기반 운영 플랫폼과 자체 어플라이언스 등 SW 역량을 더했다. 씨이랩의 GPU 최적화 솔루션으로 고가 자원을 분할해 쓰는 기술을 확보했고, 딥엑스 NPU로는 엣지 추론 시장을 겨냥한다. 스마트팩토리, 로봇, CCTV 등 비전 AI가 대상이다.

기업용 생성형 AI 플랫폼 '하로.챗(HARO.Chat)'은 이 가운데 AI 서비스단을 담당한다. 현재 DB생명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고, 금융·공공 시장에서 적용 사례를 늘리고 있다.

인력 양성도 병행한다. 계열사 솔데스크는 국가 지정 AI 교육센터로 선정돼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사내에서는 경력 엔지니어 중심 스터디그룹을 꾸려 기존 인력이 AI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체계도 만들었다.

파트너 생태계도 이 방향에 맞춰 손본다. 유통만 하던 파트너는 그대로 두되, 고객을 확보한 파트너는 HW 대신 AI 솔루션을 파는 구조로 유도한다. 자사 SW를 얹은 어플라이언스를 공급해 파트너들의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적극적 M&A 검토도

자체 양성만으로는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외부 역량 확보에도 나섰다. 방식은 흡수합병이 아닌 지분 투자다. 독립 경영은 그대로 두되 대주주로서 사업 방향을 함께 잡는 구조를 검토한다. 경영권과 대주주 지위를 모두 넘겨받으면 방향이 어긋날 수 있다고 봤다.

대상은 AI 기업에 한정하지 않는다. 데이터센터 설비와 구축, 전기, 테스트 관련 기업까지 대상으로 보고 있다. 장기 플랜인 데이터센터 사업에 필요한 역량을 미리 확보해두겠다는 것이다.

유 회장은 "기술은 있는데 시장에 잘 못 가는 회사들이 있다"며 "영업력이 떨어지는 곳에 우리 자금과 영업망을 붙이면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시너지도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DC 건립 목표 위한 역량 확보 '총력'

체질 개선의 다음 단계는 AI DC 건립이다. 서버 단품 공급을 넘어 설비 구성과 운영까지 직접 맡아보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본사 1층에서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실무를 익히고 있다.

데이터센터 SI 사업 수주로도 현장 경험을 쌓고 있다. 실제로 100억원 규모의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슈퍼컴퓨터 구축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계약을 앞두고 있다. 전산실 설계부터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구성, 냉각 설계, 성능 튜닝까지 전 과정을 맡는 SI 프로젝트다.

이 사업의 의미는 IDC 역량 확보에 있다.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전력과 냉각, 설비 설계 역량이 필요한데, 유통기업이 이를 증명할 방법은 실제 구축 경험뿐이다.

회사는 지난해 GPU 서버 납품으로 1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는 공급 실적에 가깝다. KIOST 사업은 설계와 구축, 성능 검증까지 책임지는 첫 대형 레퍼런스다.

건립 시점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유 회장은 "올해와 내년 상반기까지 데이터센터 SI 수주를 늘려 레퍼런스를 쌓고, 하반기에는 IR을 통해 전환 로드맵을 시장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상증자를 포함한 자본 확충으로 재원을 마련해 2년 뒤부터는 자체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들어가려 한다. 빠르면 2년 뒤부터 지을 수도 있다. 올해와 내년 중순까지 관련 경험을 얼마나 쌓는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AI 솔루션 사업의 올해 매출 목표는 150억원이다. 내년에는 이보다 2배 이상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한국정보공학의 HW 매출은 연 3500억~4000억원대로 AI·SI 부문보다 훨씬 크다. 이 안정적 매출 기반이 AI·서비스 사업을 키우는 밑돈 역할을 한다. 반복적인 구축·운영 서비스 매출을 늘려 AI·SI 부문의 비중을 점차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박재현 기자
crejx@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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