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호연의 D톡스] 고정이냐 변동이냐…금리 인상기, 주담대 셈법 더 복잡해졌다

이호연 기자

7월 15일 서울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홍보 현수막에 상품 금리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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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년 6개월 만에 인상했지만, 대출시장에서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차주가 늘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는데도 현재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최대 0.9%포인트 이상 낮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0월 연 3.0%로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대출금리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 지난 16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77~7.49%로, 상단이 연 8%에 근접했다. 고정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은행채 금리가 연초보다 약 1%포인트 오른 영향이다.

변동형 금리도 오르고 있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05%로 전월보다 0.15%포인트 상승해 1년 5개월 만에 3%를 넘어섰다. 일부 은행은 이를 반영해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즉시 0.15%포인트씩 올렸다.

다만 현재 금리 수준만 놓고 보면 변동형이 여전히 유리하다. 5대 은행의 6개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13~6.58%로, 고정형보다 하단은 0.64%포인트, 상단은 0.91%포인트 낮다.

5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린다고 가정하면 금리 차이는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인 연 6.58%를 적용할 경우 월 상환액은 약 319만원이다. 고정형 상단인 연 7.49%를 적용하면 약 350만원으로 늘어난다. 두 상품의 월 상환액 차이는 약 31만원, 연간으로는 370만원을 웃돈다.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 부담을 일정하게 묶을 수 있는 고정형이 일반적으로 유리하다. 그러나 고정형은 장기 금리 변동 위험이 가산금리에 반영되는 만큼 변동형보다 금리가 높다. 반면 변동형은 통상 6개월마다 금리가 조정되고 은행도 단기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

당장의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차주들이 변동형으로 기울고 있는 이유다. 지난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 비중은 58.4%로 고정금리를 웃돌았다. 2021년 6월 60.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 규모가 크지 않거나 조기 상환 계획이 있는 경우, 당분간 변동형을 이용하다 금리가 내려가거나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시점에 갈아타려는 수요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변동형을 선택할 경우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이자 부담이 예상보다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주택 관련 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총 1조8000억원, 1인당 평균 29만6000원 늘어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은행권의 대출 한도 축소도 변수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향후 고정형으로 갈아타려 해도 한도가 줄거나 신규 취급이 제한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수준보다 차주의 상환 여력을 우선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득과 지출, 대출 기간, 중도상환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변동형 금리가 고정형보다 낮고, 변동형 대출의 준거금리인 코픽스 상승 속도도 고정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보다 완만하다”며 “대출 액수가 작거나 조기 상환 계획이 있다면 변동형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출 기간이 길거나 원리금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차주라면 고정형이 더 적합할 수 있다”며 “변동형은 향후 금리 인상 위험뿐 아니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으로 대출 한도가 줄어들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l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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