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센드버드 CMO “복제 쉬워진 AI 시대… 승부처는 브랜드 신뢰”

찰스 스터드 센드버드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Spark Korea 2026’ 현장에서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디지털데일리 구아현기자]
[디지털데일리 구아현기자] “AI 기능은 빠르게 복제됩니다. 차별화는 기능이 아니라 고객 성과, 신뢰, 브랜드에서 나옵니다.”
찰스 스터드(Charles Studt) 센드버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최근 ‘스파크 코리아 2026(Spark Korea 2026)’ 현장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기능 구현 장벽이 낮아지면서 AI 기업의 경쟁축이 기능 출시 속도에서 브랜드 신뢰로 옮겨가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센드버드는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인프라 기업에서 AI 고객경험 플랫폼 기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딜라이트AI(delight.ai)’는 기업이 자사 브랜드에 맞는 AI 컨시어지를 구축·운영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올해는 단순 응답을 넘어 고객 문제를 끝까지 추적·조율하는 ‘문제 해결형 AI’로 방향을 확장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공개한 ‘에이전트 스튜어드(Agent Steward)’는 주문·물류·상담·재무 등 관련 시스템과 담당자를 연결해 복잡한 문의를 하나의 케이스로 관리하는 기능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처음 시연됐다.
스터드 CMO는 지난해 6월 센드버드에 합류해 딜라이트AI의 글로벌 브랜드 전략과 시장 진출 전략을 맡고 있다. 퀄트릭스, 인텔리피어, 퀀틱마인드, 레드부스 등 글로벌 SaaS 기업에서 고객경험 제품 마케팅과 성장 전략을 담당한 경험이 있다.
그가 주도한 ‘Smart AaaS’ 복숭아 캠페인은 최근 긍정적인 브랜드 반응을 끌어냈다. 캠페인 이후 딜라이트 웹사이트 직접 유입은 57% 늘었다. 구글에서 딜라이트AI 브랜드 검색량은 79% 증가했다.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브랜드 노출은 같은 기간 두 배로 확대됐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APAC 지역 내 딜라이트 검색량은 약 10배 늘었다.
캠페인은 언어유희에서 출발했다. ‘Smart AaaS’는 ‘Agent as a Service’와 영어권 표현 ‘smart ass’를 겹친 말이다. 복숭아 이미지는 이 중의적 의미를 시각적으로 받아주는 장치다. 설명은 줄이고, 이미지는 강하게 남겼다. 기능보다 브랜드를 먼저 기억하게 하려는 접근이다. 이 방식은 낯선 이미지와 짧은 문구로 시선을 끄는 ‘크립틱 테크 빌보드(cryptic tech billboard)’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 “기능은 곧 복제된다”…AI 기업도 브랜드 신뢰 경쟁
스터드 CMO는 AI 시장에서 브랜드가 중요해진 배경으로 기능 복제 속도를 꼽았다. 생성형 AI 도구 확산으로 소프트웨어 기능 구현 장벽이 낮아지면서, 특정 기능 선점만으로는 오래 차별화하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AI로 가능한 일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나 기능을 개발하는 진입 장벽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고객을 위해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는지, 그것을 브랜드로 어떻게 설명하느냐”라고 말했다.
기업 고객의 구매 과정에서도 신뢰는 핵심 변수다. 스터드 CMO는 기업이 솔루션을 고를 때 기능 목록만 보지 않고 공급업체의 신뢰도와 브랜드가 약속하는 경험까지 함께 판단한다고 봤다.
센드버드가 딜라이트AI를 별도 브랜드로 내세운 이유도 기존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이미지를 넘어 AI 에이전트 사업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센드버드는 딜라이트AI를 통해 단순한 상담 자동화가 아니라 고객 경험 전반을 책임지는 AI 컨시어지 이미지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스터드 CMO는 AI 기술 자체가 눈에 보이지 않고 설명하기 어려운 만큼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로 브랜드를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리테일 기업이라면 장바구니 이탈률을 줄이거나 주문 규모를 키우는 식의 실질적 성과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리테일 브랜드가 장바구니 이탈을 줄이거나 주문 규모를 20% 늘릴 수 있다면 이는 매출에 매우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며 “그런 성과는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찰스 스터드 센드버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에서 “AI 시대에는 기능보다 고객 성과와 브랜드 신뢰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디지털데일리 구아현기자]
◆ “지루한 마케팅은 안 한다”
스터드 CMO가 팀에 반복해서 강조하는 원칙은 “지루한 마케팅은 하지 말자”다. 그는 “놀라운 마케팅이란 우리 산업을 잘 모르는 가족에게도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며 “마케팅은 지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캠페인은 외부 광고대행사 없이 내부 브랜드·마케팅팀이 기획했다. 샌프란시스코 101번 고속도로 전광판, 뉴욕 타임스스퀘어 디지털 옥외광고, 라스베이거스 고객경험 행사 ‘CCW 2026’ 기간 공항 전광판 등에도 집행됐다. 초기 콘셉트 도출부터 시장 테스트, 디지털·옥외 광고 집행까지 AI가 활용됐다.
그는 “초기 콘셉트부터 시장 테스트, 빌보드 집행까지 창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AI를 활용했다”며 “복숭아 이모지 외에도 여러 언어유희 콘셉트를 검토했고, 초기 테스트에서 복숭아와 이모지 콘셉트가 가장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센드버드 내부에서도 AI는 마케팅 속도를 높이는 도구로 쓰인다. 광고 문구와 이미지 조합을 빠르게 만들고, 고객 데이터와 잠재 고객 분포를 분석해 캠페인 타기팅과 옥외 광고 집행 지역을 정하는 방식이다.
스터드 CMO는 “과거에는 다양한 문구와 이미지를 조합해 여러 광고 변형을 만드는 과정이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이제는 AI로 자동화할 수 있다”며 “고객과 잠재 고객 퍼널 데이터를 내부 클로드(Claude) 인스턴스에 연결해 회의 중에도 필요한 답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I가 창의성을 완전히 대체한다고 보지는 않았다. 그는 “모든 예술과 창의성이 AI에 의해서만 이뤄진다면 인류에게 슬픈 날이 될 것”이라며 “AI는 반복, 테스트, 콘셉트 도출에 강력한 도구지만 무엇이 좋고 적절한지 최종 판단하는 것은 인간 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 “AI 시대, 브랜드 판단은 사람이 해야”
AI 에이전트가 고객과 직접 대화하면 상담 품질은 곧 브랜드 경험이 된다. 오류나 불편한 응대도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는 이를 브랜드 문제로 받아들인다.
스터드 CMO는 “소비자들은 브랜드 경험이 좋거나 나쁜 데 대해 결국 브랜드에 책임을 묻는다”며 “AI 에이전트가 행동을 취하고 결정을 내리며 브랜드를 대표하려면 필요한 통제 장치를 갖춘 플랫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뢰는 정답률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AI가 어떤 상호작용에 관여했는지, 어떤 판단 과정을 거쳤는지 보여줘야 한다. 잘못된 결정을 되돌리거나 사람 승인자에게 넘길 수 있는 구조도 필요하다.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업무는 AI가 맡을 수 있지만, 의료 결정이나 재정적 결과처럼 이해관계가 큰 업무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감독이나 승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100% 옳아야만 신뢰가 생기는 건 아니다”라며 “적절한 수준의 신뢰와 투명성을 갖춘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오히려 고객 신뢰를 구축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전략에서도 인간의 판단은 더 중요해졌다. AI로 소프트웨어 기능과 마케팅 콘텐츠를 모두 쉽게 만들 수 있게 된 만큼, 저품질 AI 콘텐츠와 구분되는 메시지와 신뢰가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AI에만 의존한 브랜드 전략은 오히려 평범하고 낮은 품질의 콘텐츠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스터드 CMO는 “결국 중요한 것은 고객을 위해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는지와 그것을 브랜드로 어떻게 이야기하느냐”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관계 기반 접점도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시장마다 더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이 다르다”며 “한국에서는 개인적 유대와 관계를 활용하는 채널이 더 중요한 반면 미국에서는 디지털 채널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설] 국교위, 교육정책 혼란만 줄거면 폐지하는게 낫다
2026-09-09 06:15:55하정우 부위원장 “AI정책 조정력 근거는…평가·예산·대통령 의지”[일문일답]
2026-09-09 06:05:37“캐릭터챗, ‘AI’ 떼고 청소년 영향에 집중…비디오 등급처럼 판단할 필요”
2026-09-09 06:05:22“부처 조정 역량 있다” 자신한 AI전략위…‘자문기구’ 한계 넘을까[종합]
2026-09-09 06:05:07한·프, AI·반도체·첨단산업 협력 확대… 李 “2030년 교역 200억달러”
2026-09-09 06:0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