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트렌D] “배민은 그대로” 선 그은 DH…자영업자는 ‘수수료’ 촉각

왕진화 기자

[사진=우아한형제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우버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DH) 인수에 나서면서 국내 외식업주들의 시선이 수수료 문제로 향하고 있습니다. 인수 절차가 시작 단계에 불과하고 배민 운영 정책 역시 정해진 바 없지만, 우버이츠가 해외에서 적용해온 높은 수수료 체계를 떠올리며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먼저 번진 것이지요.

16일(현지시각) 우버는 DH 주주 전원을 대상으로 주당 41.50유로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자발적 공개매수를 제안했습니다. 완전희석 기준 DH의 지분가치는 130억유로로 평가됐습니다. DH 경영이사회와 감독이사회는 이번 제안을 지지하고 공개매수 문서를 검토한 뒤 주주들에게 참여를 권고할 방침입니다. 거래가 성사되면 배민 최종 지배기업은 독일 DH에서 미국 우버로 바뀌게 됩니다. 성사 전까지 우버와 딜리버리히어로는 각각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합니다.

우버는 DH 인수로 모빌리티와 음식배달·퀵커머스 사업을 전 세계 99개국으로 넓힙니다. 양사의 2025년 합산 총거래액은 2360억달러인데요. 우버가 인수하는 DH 사업에는 한국 배민을 비롯해 푸드판다와 글로보, 탈라밧 등 50개 시장이 포함됐습니다. 사업이 중복되는 14개 시장은 뉴욕계 투자회사 SSW파트너스가 별도로 인수합니다.

양사는 이번 결합으로 소비자에게 더 폭넓은 선택과 가격 경쟁력을 제공하고, 입점업체에는 추가 주문과 광고·프로모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라이더와 드라이버에게도 주문 밀도와 플랫폼 활용도를 높여 새로운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우버와 DH가 공개한 투자자 자료와 보도자료에는 배민을 포함한 개별 국가의 중개수수료나 배달비를 조정한다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사진=우버, 딜리버리히어로 로고를 이용해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인수보다 먼저 번진 ‘수수료 공포’=공식 발표에 수수료 언급이 없는데도 국내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민감합니다. 실제로 다수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쿠팡도 미국 기업인데 이제 배민도 미국 기업이 되는 것이냐”, “우버이츠 기준으로 수수료가 오르는 것 아니냐”, “국내 배달 시장 핵심 플랫폼 두 곳이 모두 미국 자본 아래로 들어가는 건, 수수료 협상력 면에서 자영업자 입장이 더 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지요.

이 같은 불안의 배경에는 국가별로 다른 우버이츠의 요금 체계도 자리합니다. 국회 정책토론회 등에서 지난 2024년 국내외 배달 플랫폼 수수료를 비교한 자료를 살펴보면 당시 한국 주요 배달업체는 입점업체에 건당 중개수수료 9.8%와 배달비 2900원, 결제대행수수료 3%를 적용했는데요.

해외에서는 15~30% 수준의 단계별 요금제가 일반적이었으며 일본 우버이츠는 수수료율이 3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3만원짜리 치킨 주문을 기준으로, 일본 우버이츠 입점업주의 부담액은 중개수수료와 결제대행수수료를 합쳐 1만1700원으로 계산됐습니다.

이는 한국 배달앱을 이용할 때의 6740원보다 약 74% 높은 수준입니다. 미국 도어대시와 그럽허브, 동남아시아 그랩, 유럽 딜리버루 등도 국내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해외 플랫폼은 중개수수료에 배달 수행 비용이 포함되거나 요금제에 따라 제공 범위가 달라 국내 수치와 일률적으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한국은 중개수수료와 업주 부담 배달비가 나뉘는 구조인 만큼 표면적인 요율만으로 실제 부담을 단정해서도 안됩니다. 그럼에도 국내 자영업자들이 이미 배달앱 비용 부담에 예민해진 상황에서 ‘최대 30%대 수수료’라는 숫자 자체가 심리적 불안을 키우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사진=딜리버리히어로 뉴스룸]

◆“수수료 인상” 근거 아직 없어…한국 시장은 ‘가능성’보다 ‘불안감’ 반응=현재 단계에서 우버의 인수가 배민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우버의 공개매수는 발행주식 50%에 1주를 더한 최소 청약 조건과 각국 경쟁당국·금융당국의 승인을 충족해야 합니다.

거래 완료 목표도 2027년 하반기로 제시됐습니다. 실제 인수까지 1년 이상이 남은 데다 심사 과정에서 거래 조건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 역시 인수 발표와 관련한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우버와 DH가 공식 자료에서 강조한 것은 수수료 조정이 아니라 규모 확대와 운영 효율, 소비자·입점업체·라이더의 편익입니다. 우버는 모빌리티와 배달을 함께 제공하는 시장을 34개에서 58개로 늘리고, 양쪽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고객의 거래액과 이익 기여도가 한 가지 서비스 이용자보다 약 3배 높다는 점을 인수 논리로 내세웠습니다.

우선 DH는 한국 시장 운영 방식에 대해 기존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국내 자영업자들이 우려하는 수수료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별도로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DH 관계자는 <디지털데일리>의 질의에 “거래가 완료된 이후에도 배민을 우버 브랜드로 변경할 계획은 없다”며 “배민이 한국 시장에서 구축한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과 한국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고객·입점업체·라이더와 쌓아온 신뢰는 현재 사업 성공의 중요한 기반”이라고 답해왔습니다.

이어 “우아한형제들은 앞으로도 배민 브랜드 아래에서 현재의 현지 경영진과 조직이 한국 시장에 집중해 운영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번 거래 발표가 이러한 점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수수료 인상 우려는 아직 확인된 정책이 아닌 만큼 우버이츠의 해외 운영 사례에서 비롯된 시장의 선제적 반응에 가깝습니다. 다만 배달앱 수수료는 외식업주의 수익성과 직결되지요. 따라서 향후 우버가 한국 시장의 독립적인 요금 체계를 유지할지, 글로벌 운영 기준과 시너지를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 지는 인수 심사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