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제도화 시계 다시 돈다…‘디지털자산기본법’ 연내 추진
[사진=생성형AI]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고 가상자산 산업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대통령 주재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연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규제 공백 해소와 산업 육성을 위한 입법 의지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그동안 지연돼 온 디지털자산 제도화 논의도 본격적인 추진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는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을 통해 국경 간 스테이블코인 거래에 대한 규율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4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마련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법령 제·개정과 제도 설계 과정에서 일정이 일부 조정됐지만, 하반기 중 입법 지원을 강화해 관련 제도를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입법은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1단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디지털자산을 금융·결제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회도 관련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 이후 9월 초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재정비하고 금융당국과 협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가을 정기국회에서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열린 ‘미국의 디지털자산 패권 전략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 “전당대회와 정책위의장 임명 등 지도부 구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9월 중 디지털자산 TF를 새로 꾸릴 예정”이라며 “당정 협의를 거쳐 가급적 9월 초 최종 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국회의 입법 추진이 본격화하면서 금융권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은 지난해부터 수백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관련 인프라와 전문 조직을 구축했지만, 법적 근거가 부족해 사업 추진에 제약을 받아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제도적 불확실성 때문에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 금융권의 디지털자산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세부 규제 수준을 둘러싼 이견은 이어질 전망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제한하는 방안 등을 놓고 금융당국과 정치권, 업계 간 견해차가 크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안팎과 업계에서는 과도한 진입 규제가 산업 혁신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금융당국은 결제 안정성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일정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 제도화를 핵심 정책 과제로 내세우면서 올해 하반기는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의 향방을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 탄소배출권의 블록체인 기반 발행, 한국은행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계 인프라 구축 등 후속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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