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티메프 미정산 사태 첫 법원 판결…"여행사가 일부 환불 책임"

장주영 기자

티메프 입점 셀러들로 구성된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가 피해 소비자들과 연합을 맺고 지난해 서울 신사동 아리지빌딩 티몬 사옥에서 함께 검은우산 집회를 열었다. [사진=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여행상품 대금을 돌려받지 못한 소비자들에게 여행사가 결제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부장판사 고승일)는 티메프 사태 피해자 598명이 노랑풍선 등 여행사와 전자결제대행(PG)사를 상대로 제기한 대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고 592명이 여행사를 상대로 제기한 청구를 받아들인 반면, PG사를 상대로 한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나머지 원고 6명은 계약 당사자로 인정되지 않아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PG사에 대해서는 원고 측이 주장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티메프 사태 이후 여행·숙박상품 미정산 피해자들이 집단으로 제기한 공동소송 가운데 처음 나온 1심 판결이다.

앞서 피해자 약 3000명은 한국소비자원의 지원을 받아 모두 5개 그룹으로 나눠 여행사와 PG사를 상대로 약 7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및 대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선고된 사건은 이 가운데 '2그룹'에 해당하는 소송이다.

원고들은 티메프의 환불 불능 상황을 이유로 여행상품 계약 당사자인 여행사와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 PG사가 연대해 결제 대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도 지난해 12월 여행사 등 판매사가 최대 90%, PG사가 최대 30%를 각각 부담하는 방식으로 공동 환불할 것을 권고하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부 간편결제 사업자와 환불 규모가 작은 일부 업체만 조정을 수용했고, 상당수 여행사와 PG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피해자들은 결국 소송에 나섰다.

이후 소비자 3293명은 판매사 53곳과 PG사 13곳을 상대로 총 77억2000만원 규모의 대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의 개입으로 소비자들이 카드사에 할부 항변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여행사와 PG사 측에 다른 배상이나 보상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한 일부 소비자들은 환급을 받은 후 소송을 취하했다.

이번 판결은 티메프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여행사의 환불 책임을 인정한 첫 법원 판단이라는 점에서 향후 진행 중인 다른 집단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모든 판결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다른 그룹의 재판 또한 1심 판결을 따라갈 수 있어 지속적인 주시가 필요하다"며 "업체들은 미정산 사태에서 소비자원보다는 법원의 최종 판결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항소와 대법원 판결까지도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미 할부 항변권으로 카드사로부터 환급을 받았거나 여행사에 앞서 배상을 받은 경우는 소송을 취하하는 중"이라며 "전체적인 소송 규모가 점차 줄어들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장주영 기자
jyjang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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