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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도 손 내민 젠슨 황…日 후지쯔·로봇 빅3, ‘피지컬 AI 동맹’

구아현 기자

7월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피지컬 AI 사업 기자설명회에서 엔비디아와 후지쯔, 화낙, 야스카와전기, 가와사키중공업 경영진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왼쪽), 토키타 다카히토 후지쯔 대표이사 사장·CEO, 야마구치 겐지 화낙 대표이사 사장·CEO, 오가와 마사히로 야스카와전기 부회장 집행임원, 하시모토 야스히코 가와사키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집행임원이 참석했다. [사진=후지쯔 ZOOM 캡처]

[디지털데일리 구아현기자] 이른바 ‘재팬 패싱’ 논란 이후 일본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일본 대표 로봇 기업들과 피지컬 인공지능(AI) 동맹 구축에 나섰다. 일본 제조업 현장에 축적된 정밀제어·생산 노하우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로보틱스 기술을 결합해 대기업 공장뿐 아니라 다양한 중소 제조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 기반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16일 젠슨황 엔비디아 CEO는 후지쯔가 일본 도쿄에서 주관한 기자설명회에 참석해 화낙·야스카와전기·가와사키중공업과 피지컬 AI 분야의 사업 검토에 나선다고 밝혔다. 후지쯔가 생산·물류·의료 업무시스템과 여러 제조사의 로봇을 연결하는 협조제어 플랫폼을 만들고, 엔비디아는 로봇이 현실 세계를 인식·예측하고 가상공간에서 동작을 학습할 수 있도록 AI 모델과 시뮬레이션·로보틱스 기술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엔비디아는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세계기반모델 ‘엔비디아 코스모스’와 로봇 개발 플랫폼 ‘아이작’, 디지털트윈 플랫폼 ‘옴니버스’, 물리 시뮬레이션 엔진 ‘뉴턴’ 등을 제공한다. 후지쯔는 이를 업무 애플리케이션과 로봇 제어 기술을 잇는 운영 기반인 ‘후지쯔 고즈치 피지컬 OS(Fujitsu Kozuchi Physical OS)’에 통합할 계획이다.

후지쯔는 오는 9월 말 플랫폼을 내부 환경에 처음 구현한 뒤 올해 말까지 화낙·야스카와전기·가와사키중공업에 버전 1을 제공한다. 각사의 로봇과 제조 현장에서 확보한 피드백을 반영해 내년 버전 2를 개발하고 구체적인 사업화 로드맵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젠슨 황 NVIDIA 창업자·CEO, 토키타 다카히토 후지쯔 대표이사 사장·CEO, 야마구치 겐지 화낙 대표이사 사장·CEO, 오가와 마사히로 야스카와전기 부회장 집행임원, 하시모토 야스히코 가와사키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집행임원, 가 참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CEO가 7월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후지쯔 줌 캡처]

젠슨 황 “日 메카트로닉스에 AI 결합… 가르칠 수 있는 로봇”

황 CEO는 이번 협력의 핵심으로 일본의 ‘메카트로닉스’와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결합을 꼽았다. 메카트로닉스는 기계공학과 전자공학, 제어공학을 융합해 센서와 모터, 로봇 관절 등을 정밀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을 뜻한다.

황 CEO는 “메카트로닉스는 기계·전자·제어 기술의 융합이며 이를 일본보다 더 정교하게 구현하는 곳은 없다”며 “일본의 메카트로닉스와 엔비디아의 피지컬 AI를 결합해 산업 자동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황 CEO는 화낙의 서보 제어 기술이 1나노미터 단위로 위치를 지령하고, 야스카와전기의 엔코더가 한 바퀴를 약 6700만 단계로 분해한다고 소개했다. 가와사키중공업의 로봇 팔에 대해서는 “100분의 1밀리미터 단위로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며 일본 기업들이 축적한 정밀제어 역량을 강조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사람이 미리 입력한 프로그램에 따라 정해진 동작을 정확하게 반복하는 데 강점이 있다. 반면 작업 환경이나 부품, 생산 공정이 바뀌면 사람이 로봇의 움직임을 다시 프로그래밍해야 한다. 생산 품목과 공정이 자주 바뀌는 중소 제조기업이 산업용 로봇을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다. 피지컬 AI를 적용하면 로봇이 주변 환경과 사람의 지시를 이해하고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작업을 학습한 뒤 실제 현장 상황에 맞춰 움직일 수 있다. 로봇의 형태도 휴머노이드에 한정되지 않고 조립·검사·이송·의료지원 등 수행하는 업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황 CEO는 “AI는 프로그래밍해야 하는 로봇이 아니라 가르칠 수 있는 로봇을 제공할 것”이라며 “로봇이 새로운 부품에 적응하는 데 몇 주가 아니라 몇 분만 걸리고, 숙련 장인이 자신의 기술을 다음 세대에 전수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는 기반 기술과 전문성, 정밀성과 안전에 대한 철학, 거대한 제조업 기반이 모두 있다”며 “다음 산업혁명 역시 메이드 인 재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지쯔, 업무시스템과 이종 로봇 잇는 ‘두뇌’ 맡아

후지쯔는 이번 협력에서 엔비디아와 일본 로봇 3사를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을 맡는다. 후지쯔는 로봇을 직접 생산하기보다 생산계획과 재고, 물류, 병원 업무 지시 등 디지털 영역의 정보를 실제 로봇의 판단과 움직임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공장에서는 생산량 변화와 제조 현장 상황을 반영해 생산계획을 최적화하고, 로봇이 공정 변화에 자율적으로 대응하도록 한다. 소매·물류 분야에서는 실시간 판매량과 재고를 바탕으로 물류계획을 수립하고 상품 이송을 자동화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병원 정보시스템의 지시를 토대로 로봇이 의약품과 검체를 운반하거나 외래환자의 접수·안내 업무를 수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후지쯔가 보유한 전자의무기록 등 의료 IT 시스템과 로봇 기업의 의료·운반 로봇 기술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플랫폼은 생산관리·물류관리·의료·돌봄 정보시스템과 화낙·야스카와전기·가와사키중공업의 로봇을 ‘Fujitsu Kozuchi Physical OS’로 연결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CEO(왼쪽부터), 토키타 다카히토 후지쯔 대표이사 사장·CEO가 7월16일 기자설명회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후지쯔 화면 캡처]

Fujitsu Kozuchi Physical OS는 업무 특화 대형언어모델(LLM) ‘Takane’를 비롯해 여러 로봇의 작업계획과 협조제어, 공간 전체의 상황 예측, 사람과 로봇의 협동 동작 제어 등을 담당한다. 로봇과 설비 연결이 확대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공격과 시스템 중단, 기밀정보 유출에 대응하는 보안 기능도 포함한다.

엔비디아의 아이작·옴니버스·뉴턴 등은 실제 현장에 로봇을 투입하기 전에 가상공간에서 로봇의 동작을 학습하고 검증하는 데 활용된다. 후지쯔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후지쯔모나카(FUJITSU-MONAKA)’도 전체 플랫폼 구상의 구성요소로 제시됐다.

토키타 다카히토 후지쯔 CEO는 “각사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제어 기술과 후지쯔의 디지털 기술, 고신뢰 컴퓨팅 기술을 결집하겠다”며 “업무 애플리케이션과 로봇 제어 기술을 원활하게 연결해 제조·물류·헬스케어에서 사람과 로봇이 협동하는 새로운 사회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후지쯔는 플랫폼을 특정 로봇 제조사에 종속된 폐쇄형 구조가 아니라 다른 기업과 연구기관도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3사가 현장에서 확보한 지식과 기술적 과제를 플랫폼에 반영하고 향후 제조·물류·의료 외 산업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9월 내부 구현·연말 로봇 3사에 V1 제공

후지쯔는 오는 9월 말 첫 플랫폼을 내부 환경에 구현하고 올해 말까지 화낙·야스카와전기·가와사키중공업에 버전 1을 제공한다. 이는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용 출시가 아니라 사업 검토에 참여한 로봇 3사에 초기 플랫폼을 제공하는 일정이다. 각사의 실제 로봇과 현장에서 확보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내년 버전 2를 개발할 계획이다. 플랫폼 고도화 일정과 함께 구체적인 사업화 로드맵도 단계적으로 마련한다.

토키타 CEO는 “후지쯔가 만드는 것은 제조사가 서로 다른 다양한 로봇과 설비를 산업 현장 전체에서 연결하는 협조제어 기반”이라며 “대기업뿐 아니라 공급망을 구성하는 중소기업까지 기술이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토키타 CEO는 관련 질문에 “합작법인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제부터 구체적인 사업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구아현 기자
ahye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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