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물가 잡힐 때까지 긴축”…한은, 8월 추가 인상도 열어뒀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2.5% → 2.75%
고물가·금융안정 리스크 추가 인상 불가피
“연내 최소 1회” 증권가 최종 금리 3~3.5% 전망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며 통화 긴축에 시동을 걸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때까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인상에 찬성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성장세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강화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인 2%를 웃돌 것으로 보이고, 금융안정 측면의 위험도 지속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결정문에 추가 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라는 표현을 새로 담으면서 본격적인 긴축 국면에 들어섰음을 분명히 했다.
신 총재는 금리 결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8월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몇 차례 회의는 모두 가능성이 열려 있는 ‘라이브 미팅’이 될 것”이라며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지는 새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지난 5월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해 대응 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신 총재는 “금리를 올릴 수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뚜렷해진 추세들이 당시에는 중동 상황 등으로 불확실했다”고 반박했다.
향후 통화정책을 좌우할 주요 지표로는 다음 주 발표되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다음 달 4일 공개되는 7월 소비자물가를 꼽았다.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오름세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특히 반도체 경기 호조와 수출 증가에 힘입어 국내총소득(GDI)이 GDP 증가율을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1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반면 GDI는 13.2% 늘었다. 소득 증가가 소비와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7월 13일 재건축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완료된 서울 강남의 은마아파트 일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신 총재는 “국내 경제는 반도체 경기 호조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소득 여건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인 2.6%를 큰 폭으로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높은 원·달러 환율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금리 인상을 압박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이후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의 영향으로 36거래일 연속 주간 종가 기준 1500원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등의 영향으로 1480원대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신 총재는 “환율이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수입물가도 다소 낮아졌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가량 높아 환율은 통화정책의 중요한 고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증가와 수도권 집값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과 주식 차익 실현 등으로 늘어난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면서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03% 올랐다. 아파트와 연립·단독주택을 포함한 수치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달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전월보다 7조6000억원 늘어 2024년 8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이 4조3000억원 증가했고,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3조원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신 총재는 “수도권 주택 가격은 상승 기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득과 자산 여건 개선으로 매수 여력까지 확대되면서 높은 상승세가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압력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관련 위험에 계속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으로 부담이 커질 취약 차주에 대해서는 통화정책보다 재정·금융정책을 통한 선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도 정부와 금융당국의 취약 차주 지원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은 추가 금리 인상 시기와 최종 금리 수준으로 옮겨가고 있다.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긴축 주기의 최종 금리가 연 3.0~3.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내년까지 기준금리가 연 3.0%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은 세 차례 추가 인상을 거쳐 연 3.2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10월과 내년 1월·4월 금리를 추가로 올려 최종 금리가 연 3.5%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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