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오르고, ‘주담대 3억’ 묶이고…‘영끌족’ 비명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7월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기준금리 2.5% → 2.75%, 年 이자 1.8조 늘어나
추가인상도 공식화…은행권 대출조이기 확산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줄이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오르면서 변동금리 차주와 주택 구입 예정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첫 금리 인상으로,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인상에 찬성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를 웃도는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 등 금융 불균형 우려를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을 시작으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이어지고, 수도권 주택 거래 회복과 함께 가계대출 증가세도 다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변동금리 대출 차주들의 부담을 키운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택 관련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차주들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조8000억원 증가한다.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도 평균 584만3000원에서 613만9000원으로 29만6000원 늘어난다.
금리가 0.50%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 부담은 3조7000억원, 0.75%포인트 상승하면 5조5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차주 1인당 부담 증가액은 각각 59만2000원과 88만9000원으로 추산됐다. 다중채무자와 저소득·저신용 차주일수록 금리 상승의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도 상승세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05%로 전달보다 0.15%포인트 올랐다. 신규 코픽스가 3%대를 기록한 것은 1년 5개월 만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조달 비용이 높아지면 대출금리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들은 잇달아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한 KB국민은행 내 대출 관련 안내문 모습. [사진=연합뉴스]
KB국민은행은 전국 주택구입자금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대출 모집인 접수를 일시 중단하고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보험 신규 가입을 제한했다. 하나은행도 일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의 모집인 접수를 중단했으며,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월간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였다.
은행권에서는 연간 가계대출 총량을 맞추기 위해 우대금리 축소 등 추가 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신규 대출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미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대출 실행만 남겨둔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예상했던 대출 한도가 줄어들 경우 부족한 자금을 신용대출이나 자기자금으로 메워야 하는데, 신용대출 금리 역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어 자금 조달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출 한도 축소와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내 집 마련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기존 차주는 이자 부담이 커지고 신규 차주는 대출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대출 시장의 긴축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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