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AI·피지컬AI로 ‘실용주의’ 속도…韓 독자 생태계 구축 ‘온힘’

구혁채 1차관이 지난 7월15일 서울 정부청사 브리핑실에서 개최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 참석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정책의 무게중심을 모델 개발 경쟁에서 국민 체감형 서비스와 제조·데이터센터 등 산업 현장 적용으로 옮긴다. 전 국민 대상 ‘모두의AI’ 서비스를 연내 개시하고, 전북·경남 피지컬AI 사업을 통해 국내 기술 기반의 제조 혁신 사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과 AI 데이터센터(AIDC) 투자도 본격화한다. 정부는 민관 합계 GPU 26만장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 확보 물량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주요 국가 프로젝트, 산학연 지원 등에 배분할 방침이다.
정부는 AI 정책의 성과를 연구개발 자체가 아닌 실제 서비스와 산업적 가치 창출로 연결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모두의AI는 별도 모델을 새로 개발하는 사업이 아니라 기존 국내 AI 모델을 활용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피지컬AI 분야에서는 외국 기업의 사업 참여를 막지는 않지만 국내 기술을 활용한 국산화가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AIDC는 단순한 전산 인프라 구축을 넘어 전력·냉각·IT 장비를 묶은 수출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5일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을 열고 모두의AI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피지컬AI, GPU 공급, AIDC 및 통신 인프라 등 주요 사업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다음은 과기정통부 구혁채 1차관, 공진호 과장, 최동원 국장, 박태완 국장, 지은경 과장, 홍사찬 과장과 일문일답.
Q. 모두의AI 서비스를 연내 개시할 수 있는가. 서비스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정부가 계속 지원하는가.
A. (공진호 과장) 모두의AI는 연내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준비 과정에서 30차례 이상 기업 의견을 들었으며, 이 사업은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비롯한 여러 사업을 통해 기업들이 모델을 개발해왔고 성능도 계속 향상되고 있다. 기업들과 논의한 결과 연내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서비스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자원도 지원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예산 규모와 지원 방식은 재정당국과 협의 중이다. 모두의AI의 기본 원칙은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AI 기능을 쉽고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서비스를 AI 에이전트로 고도화해 가치를 창출하고, 그 가치가 모두의AI 플랫폼 안에서 순환·배분되는 자생적인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국민의 기본적인 AI 이용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 지원이 계속 필요하다면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
Q. 글로벌 AI 모델 경쟁이 빨라지고 있는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의 방향도 달라지는가.
A. (최동원 국장)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1차 개발을 통해 국내 모델의 경쟁력이 글로벌 평가에서 상위권으로 올라왔다. 다만 새로운 글로벌 모델이 계속 등장하고 있어 어떻게 하면 제한된 자원을 활용해 빠르게 추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Q. GPU를 모두의AI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등 여러 사업에 나눠 지원하면 자원이 분산되는 것 아닌가. 정부의 중장기적인 GPU 활용 계획은 무엇인가.
A. (최동원 국장) 민간이 21만장, 정부가 5만장을 확보해 민관 합계 26만장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 물량 가운데 현재 확보한 GPU는 기종별 성능을 엔비디아 B200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만5000장이다.
이 가운데 실제 활용 중인 물량은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한 B200 기준 1만1600장이다. 현재 산학연 지원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주요 국가 프로젝트 등에 공급하고 있다.
나머지 확보 물량도 실제 서비스에 투입하려면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GPU는 가격이 높고 AI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자원인 만큼 향후 도입 물량까지 포함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Q. 전북·경남 피지컬AI 사업에 외국 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가. 일부 외국 기업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외국 기업의 참여를 허용하면 국산화라는 사업 목표가 흐려질 수 있지 않나.
A. (박태완 국장) 공모 과정에서 해외 업체가 컨소시엄에 들어오는 것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다만 전북·경남 사업은 앞서 진행한 사전 검증 사업에서 국내 기술로 피지컬AI를 구현할 가능성을 확인한 뒤 본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제조 현장에서 우리 기술로 피지컬AI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있다. 외국 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경쟁할 수는 있지만 사전 검증 성과를 토대로 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최우선 목표는 우리 기술로 피지컬AI 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이다.
Q. 정부가 제시한 AIDC 투자 규모는 어떻게 산출했는가. 장기적으로 민간 투자를 어떻게 유도할 계획인가.
A. (최동원 국장) 전 세계적으로 AIDC 투자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정부에 알려온 투자 계획을 합산한 것이다. SK·GS·네이버 등 기업 계획을 토대로 2029년까지 약 550조원을 투자해 8.4기가와트(GW) 규모를 구축하고, 추가로 10GW를 구축하는 구상을 반영했다.
민간 주도로 추진하며 해외 투자 유치도 포함된 규모다. 정부는 민간 투자가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전력과 용수, 인허가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Q. AIDC 핵심 장비 국산화는 어떤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가. 수출 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장비는 무엇인가.
A. (최동원 국장) 데이터센터 투자비 구성을 보면 약 60%가 IT 장비, 20%가 전력 장비, 10%가 냉각 장비다. 장비 산업을 육성하면 데이터센터를 국내에 구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적 부가가치와 수출을 창출할 수 있다.
IT 장비에서는 HBM이 대표적이고, 전력 장비 중 변압기는 이미 세계 시장에 수출되고 있다. 냉각 장비도 수출 상품화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는 개별 장비 하나를 판매하기보다 여러 장비와 설비를 묶어 패키지로 공급하는 추세다. 기존 수출 품목의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패키지 수출 시장에도 진입해야 한다.
무정전전원장치(UPS)와 발전기 등도 상당 부분 국산화됐지만 초대형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대용량 제품은 부족한 분야가 있다. 기술 수준을 점검해 국산화와 수출이 가능한 장비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
Q. 피지컬AI와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라 트래픽이 급증할 수 있다. 하반기 통신 인프라 확충 계획은 무엇인가.
A. (지은경 과장) 피지컬AI와 AI 에이전트가 확산되면 통신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가 통신 인프라는 2030년까지 현재보다 4배 이상 확충하고 트래픽과 망 운영 현황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AI와 무선접속망(RAN)을 융합한 AI-RAN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A. (홍사찬 과장) 하이퍼 네트워크 전략에 따라 네트워크 고도화를 이어가고 5G 단독모드(SA) 전환도 하반기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SA 전환에 맞춰 통신 품질 평가 방식도 개편하고 통신사의 관련 투자도 확대하도록 할 방침이다.
Q. 국내 저궤도 위성통신망은 스타링크 등보다 출발이 늦다.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가.
A. 이미 대규모 위성망을 구축한 스타링크와 같은 사업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경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럼에도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은 국가 안보와 통신 주권 차원에서 필요하다.
국방과 재난·공공, 일부 민간 분야에서 필요한 통신 용량을 조사했다. 많은 비용이 드는 사업인 만큼 가장 필요한 분야에 최소한의 용량을 먼저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작하려 한다.
A.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핵심 기술 자립화를 추진한다. 이후 2032년까지 기술 검증을 거쳐 2035년 독자망 구축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관계 부처와 민간이 참여하는 범부처 추진체계를 구성해 단계별 구축 시나리오와 세부 계획을 마련하겠다.
Q. K-문샷 프로젝트는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사업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음을 어떻게 보여줄 계획인가.
A. (구혁채 1차관) 12개 분야별로 마일스톤을 준비하고 있다. 마일스톤이 정리되면 분야별 일정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K-문샷은 정답이 없는 난제를 다루기 때문에 기존 R&D 프로세스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기존 제도와 상충하는 문제와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으며, AI를 활용한 전문가 중심의 기획·평가·관리 체계를 통해 R&D 속도를 높이려 한다. 오는 8월 종합적인 마일스톤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Q. 지역 신진 연구자와 해외 우수 인재 확보 계획은 무엇인가.
A. (구혁채 1차관) 지역에 우수한 박사급 인재가 정착해야 기업·연구소와 협력해 지역 혁신 역량을 높일 수 있다. 지역 신진 연구자에게 초년도 약 3억5000만원의 초기 정착비와 장비비 등을 지원하고, 최대 10년 동안 연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해외 인재는 2030년까지 2000명 유치가 목표이며 올해 목표는 600명이다. 6월 말 기준 약 380명을 유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개인 연구자와 기관 단위 유치에 필요한 재정 지원을 확대해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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