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닥도 ‘1부·2부’로 나눈다…중복상장 막고 저PBR 기업 공개

김남규 기자

코스피가 전장보다 184.03p(2.52%) 오른 7,475.94로 마감한 7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이날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3시30분 기준 4.7원 내린 1,501.4원을 기록했고, 코스닥은 43.43p(5.47%) 오른 837.43으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혁신기업 진입 문턱 낮추고 부실기업 퇴출 강화

‘쪼개기 상장’ 원칙 금지…주주가치 제고 압박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정부가 코스닥 시장을 우량기업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과 일반기업 중심의 스탠다드 시장으로 나누는 방안을 추진한다. 혁신기업의 상장 문턱은 낮추되 부실기업의 퇴출은 강화하고, 모회사와 핵심 사업이 겹치는 자회사의 중복상장도 원칙적으로 막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5일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본시장 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코스닥 시장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중복상장과 저평가 문제를 개선해 장기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핵심은 코스닥 시장의 세분화다. 금융위는 코스닥을 사실상 프리미엄 시장과 스탠다드 시장으로 나누는 방안을 추진한다. 우량 혁신기업을 별도로 분류해 기관투자가와 장기자금을 끌어들이는 한편, 일반기업과의 차별화된 관리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혁신기업의 시장 진입은 보다 유연해진다. 기업 특성에 맞춘 기술특례상장을 확대하고,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이 매출이나 이익 규모가 작더라도 상장할 수 있도록 심사 체계를 손질한다.

반면 부실기업에 대한 퇴출 기준은 강화한다. 주가가 지나치게 낮은 이른바 동전주와 장기간 실적이 부진한 기업을 상장폐지 대상으로 적극 관리하고, 일정 기간 부실기업을 집중적으로 심사하는 상장폐지 집중관리 기간도 운영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개편이 코스닥의 사실상 ‘1부·2부 리그’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프리미엄 시장 편입 여부에 따라 기관투자가의 투자 기준과 지수 편입, 수급 여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탠다드 시장으로 분류된 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으로 인식돼 주가와 거래량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 간 이동 기준과 평가 방식이 불투명할 경우 기업과 투자자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술특례상장 확대와 투자자 보호 사이의 균형도 과제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의 상장 기회를 넓히는 취지는 필요하지만, 실적과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 시장에 진입했다가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복상장 규제도 강화된다. 금융위는 모회사와 핵심 사업이 겹치는 자회사의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를 인정하는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기업이 알짜 사업부를 떼어내 별도 상장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을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준비해 온 대기업의 상장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외 인정 요건과 기존 중복상장 기업에 대한 소급 적용 여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저평가 기업에 대한 압박도 강화한다. 금융위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장에 저평가 기업 명단을 제시해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배당 확대와 수시배당 활성화도 추진한다. 주주제안과 의결권 행사 절차를 개선하고, 기업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

다만 저PBR 기업 공개가 사실상 정부의 경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종 특성이나 경기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PBR만으로 기업을 평가할 경우 시장의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는 코스닥 시장의 진입과 퇴출 체계를 함께 손질하고 중복상장과 저평가 문제를 개선해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시장 세분화 기준과 중복상장 예외 요건, 저PBR 기업 공개 방식 등 세부 제도 설계에 따라 기업과 투자자에게 미치는 충격이 달라질 전망이다.

김남규 기자
ng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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