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프론티어 AI 시대, 모델 성능보다 운영·효율·비용 따져봐야"

싱가포르=김보민 기자

아담 엘리(Adam Ely) 체크포인트 AI보안 총괄이 7월15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센터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보민 기자]

[싱가포르=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2026년 4월, 전 세계 인공지능(AI)과 보안 시장이 들썩였다. 주인공은 앤트로픽이 발표한 차세대 AI 모델 '미토스'였다. 고위험 취약점 탐지에 능한 미토스에 대한 접근권을 얻지 못한다면, 다가올 AI 위협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까지 고조됐다. 한국의 경우 정부까지 가세해 미토스 위협에 대응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약 3개월이 흐른 지금, 우려는 여전하지만 "예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위협은 아니다"라는 자신감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미토스와 같은 프론티어 AI 모델은 이전부터 활용돼 왔고, 운영과 적용 수준에 따라 보안 체계도 고도화됐기 때문이다.

◆ 프론티어 AI, 모델에 매몰될 필요 없다…"중요한 건 운영·효율·비용"

아담 엘리 체크포인트소프트웨어테크놀로지스 AI보안 총괄은 15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센터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미토스 사태가 AI에 대한 갈증을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미토스 사태로 AI 연구가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과, 조직이 AI와 관련된 모든 것을 소비하고 구현하고 싶어 한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기업 측면에서는 프론티어 AI 모델을 감당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재점검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평했다. 엘리 총괄은 "새로운 도구와 솔루션이 출시됐을 때, 어떤 조직이 접근권한을 얻느냐를 넘어 이를 사용할 준비가 됐는지 측면에서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볼 수도 있다"며 "(미토스에) 조기 접근권을 얻은 기업들조차도 이를 운영할 준비가 안 된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프론티어 AI 모델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기업 환경을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해 엘리 총괄은 "지난 3~4개월을 돌아보면 수많은 프론티어 AI 모델들 간 세대 격차가 예상했던 것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새로운 모델이 취약점을 찾아내는 데 매우 효율적일 수 있지만, 전 세대 모델 역시 효율성이 떨어질 뿐 동일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마치 스포츠 기록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100미터 세계 기록이 9초대라고 하더라도, 9.1초 기록도 정말 빠른 것이지 않냐"고 물으며 "이것이 바로 새로운 프론티어 모델과 이전 세대 모델의 차이"라고 부연했다.

엘리 총괄은 현시점에서 프론티어 AI 모델의 성능보다 이를 운영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효율성뿐만 아니라 비용과 균형도 맞춰야 한다"며 "일부 프론티어 모델은 이전 세대보다 실행 비용이 더 비싸지만 동일한 결과를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 모델이 결과물을 내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그 자체로 충분하다면 프론티어 모델에 막대한 비용을 쏟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아담 엘리 체크포인트소프트웨어테크놀로지스 AI보안 총괄 [사진=김보민기자]

◆ 최전선에서 싸워온 보안 담당자들"각 기업에 맞는 AI 가치 찾아야"

하지만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국내에서는 미토스 특화 태스크포스(TF)를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고, 최근에는 프론티어 AI 활용과 대응 방안에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엘리 총괄은 "프론티어 모델 자체에 집중하지 말고, 이러한 AI가 무엇을 바꾸고 어떤 가치를 얻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미토스가 공개된 이후 많은 보안 담당자들이 '패치할 것이 많아지겠네'라고 반응했지만, 지난 수십 년을 보면 보안팀이 관리해야 했던 취약점 수는 늘 급증해왔다"며 "이러한 불균형과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지 기본 수칙을 학습해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리 총괄은 미국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기업에서 CISO를 역임한 이력이 있다. 그는 당시 보안 환경을 되새기며 각 조직의 속도와 운영 방식에 맞는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당시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실행되는 모든 워크로드 인스턴스를 30일마다 교체하기로 규정했다"며 "그러자 많은 이들이 '왜 그렇게까지 패치를 해야 하냐' 물었는데, 이때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에 1분 만에 패치를 배포하는 방법을 알아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답하곤 했다"고 말했다.

엘리 총괄은 기업 AI 에이전트 도입에 발맞춰 이종 기술 간 상호작용을 돕는 'MCP(Model Context Protocol) 옵스'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인간과 협업하거나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등 다양한 AI 에이전트가 쏟아지는 시대를 맞이했다"며 "이 에이전트들이 다른 기술과 효율적으로 연동해 최선의 결과를 내도록 돕는 핵심 기반이 바로 MCP옵스"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자체 시스템을 강화하고 타사 솔루션과 유연하게 통합할 수 있도록 체크포인트 역시 자사 제품용 MCP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내 AI 활용 현황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엘리 총괄은 "뛰어난 보안 제품을 만들려면 우리가 연구하는 기술을 내부에서 직접 써봐야 한다"며 "현재 체크포인트의 모든 직원은 각자 업무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콘텐츠 제작부터 데이터 추출까지 전 부서에 맞춤형 에이전트와 내부 MCP 서버를 배포해 업무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 하반기 로드맵으로는 솔루션 통합과 고객 교육 확대를 꼽았다. 엘리 총괄은 "체크포인트 전체 제품군에 AI 보안 기능이 더 깊숙이 통합될 것"이라며 "AI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을 돕기 위해 실무 교육도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싱가포르=김보민 기자
kimbm@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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