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폭발한 누리호 75톤급 엔진 첫 공개…실패 흔적도 역사로

백지영 기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오전 1시 13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연소시험 도중 폭발한 75톤급 엔진이 파손된 모습 그대로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성공 뒤에 가려졌던 실패의 흔적을 전시해 우리나라 우주발사체 개발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폭발한 75톤급 엔진 실물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실물전시관에 전시한다고 15일 밝혔다.

누리호에 적용된 75톤급 엔진은 그동안 여러 차례 공개된 적이 있지만, 개발시험 과정에서 폭발로 파손된 엔진을 손상된 상태 그대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람객들은 폭발 충격으로 크게 파손된 엔진을 통해 우주발사체 개발이 수많은 시험과 실패, 분석과 개선을 거쳐 완성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엔진은 지난 2020년 5월 13일 나로우주센터 엔진 고공 연소시험설비 진공챔버에서 인증시험을 진행하던 중 폭발한 누리호 2단용 75톤급 엔진(17A)이다. 당시 8차 연소시험에서 시동 명령 직후 폭발이 발생했다.

항우연은 사고 직후 엔진 잔해를 모두 수거해 원인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엔진 설계와 시험 절차 개선에 반영했다. 이후 반복적인 검증을 거쳐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항우연은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1단용 엔진 14기와 2단용 엔진 3기 등 총 17기의 75톤급 엔진을 제작했으며, 총 152회, 1만5091초에 달하는 연소시험을 수행했다.

전시 엔진은 폭발 당시의 파손 형상을 최대한 유지했다. 다만 후속 연구에 활용 중인 터보펌프는 모형으로 대체했으며, 기술 보안이 필요한 일부 부위는 가림막 처리했다.

항우연은 이번 전시가 단순한 전시품을 넘어 대한민국 우주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과 도전의 역사를 보여주는 교육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실물전시관에는 이 밖에도 누리호 1·2단 엔지니어링 모델과 1단 엔진 클러스터링 실물, 과학로켓 KSR-Ⅲ, 나로호 2단 킥모터 등이 전시돼 있어 우리나라 우주발사체 개발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상철 항우연 원장은 "우주과학관은 대한민국 우주발사체 개발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며 "실패와 역경을 극복해 우주발사체 자력 개발에 성공한 과정을 실물 전시를 통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주발사체와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함께 조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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