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클라우드플레어 “AI는 금융권 새 인력…권한·행위까지 통제해야”

이안나 기자

한지운 클라우드플레어 부사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클라우드플레어-씨엠티정보통신 금융 오찬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질문에 답하는 보조 도구를 넘어 금융 시스템과 데이터를 직접 조회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 보안 관리 대상도 임직원과 단말에서 AI 에이전트로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AI가 어떤 시스템에 접근하고 무슨 데이터를 이용하며 어디까지 업무를 실행할 수 있는지 신원과 권한, 행위 단위로 통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클라우드플레어와 씨엠티정보통신은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금융권 관계자를 대상으로 오찬세미나를 열고 AI 에이전트 시대 보안 거버넌스와 제로트러스트 기반 금융 보안 전략을 제시했다.

한지운 클라우드플레어 부사장은 생성형 AI 보급 속도와 함께 AI 에이전트 트래픽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클라우드플레어 네트워크를 통해 유입되는 AI 에이전트 트래픽은 하루 10억건을 넘어섰고 1년 사이 1700%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한 부사장은 “금융권은 혁신의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AI를 어떻게 안전하게 보호하고 통제할 것인지, 프론티어 AI 모델과 악성 에이전트에 스스로 대응하고 진화할 수 있는 방어체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보안 취약점이 발생하면 이를 준비하고 패치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이제는 취약점이 공개된 뒤 실제 악용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24시간 수준으로 줄고 있다”며 “기존과 똑같은 보안 환경으로 대응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재탁 클라우드플레어 프로가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클라우드플레어-씨엠티정보통신 금융 오찬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 답변 도구서 업무 주체로…“AI도 새 직원처럼 관리”=윤재탁 클라우드플레어 프로는 AI가 문서 요약이나 보고서 초안 작성에 그치지 않고 목표를 부여받아 외부 도구와 내부 시스템을 호출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업무에 적용하면 고객정보와 신용정보를 조회하고 외부 신용평가기관과 연결해 대출 심사 자료를 만들거나 이상거래를 분석하는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

윤 프로는 “AI는 답변하는 도구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주체로 넘어가고 있다”며 “기존에는 직원을 대상으로 무엇을 하지 못하게 할지 통제했다면 앞으로는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디에 접근할 수 있는지, 어떤 권한을 갖고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내부 데이터베이스(DB)와 외부 서비스에 접근하려면 모델컨텍스트프로토콜(MCP)과 같은 연결 수단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어떤 MCP 서버를 허용할지, AI가 조회와 쓰기 가운데 어느 권한까지 가질지, 실행 결과를 어떻게 기록하고 감사할지가 새로운 통제 과제로 떠오른다.

그는 “기존 리스크는 사람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수동적으로 발생했지만 AI 시대 핵심은 자동화”라며 “기존 위험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AI를 통해 더 빠르고 넓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금융회사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AI 거버넌스 핵심 요소로 가시성, 데이터 보호, 신원, 통제, 로깅·감사 등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어느 부서와 임직원이 어떤 AI를 사용하는지 먼저 파악하고 프롬프트에 고객정보나 계좌정보가 포함되는지 검사해야 한다. AI 에이전트에는 필요한 시스템과 데이터에만 접근할 수 있도록 최소 권한을 부여하고 결제나 최종 승인처럼 중요한 업무에는 사람이 개입하는 구조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지원하는 기능으로는 조직 내 비인가 AI 사용을 탐지하는 ‘섀도 AI 디스커버리’, 복수 AI 모델 요청과 비용·성능·보안을 관리하는 ‘AI 게이트웨이’, 승인된 MCP 서버를 단일 진입점으로 제공하는 ‘MCP 서버 포털’ 등이 소개됐다. 윤 프로는 “AI를 조직에 들이는 순간 새로운 직원과 마찬가지로 권한과 실행, 감사 행위를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동준 씨엠티정보통신 수석이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클라우드플레어-씨엠티정보통신 금융 오찬세미나에서 클라우드플레어 원 기반 제로트러스트 적용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원격접속·SaaS부터…제로트러스트 단계별 적용=박동준 씨엠티정보통신 수석은 금융권 망분리 규제 완화에 맞춰 제로트러스트를 실제 업무 환경에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박 수석은 “망분리가 필요한 영역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중요한 것은 망분리를 없앨지 말지가 아니라 제로트러스트를 적용할 수 있는 영역에서 보안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다”라고 말했다.

씨엠티정보통신은 제로트러스트 우선 적용 영역을 재택근무와 원격접속, 업무용 단말, 클라우드·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연구개발망, 본·지점 간 통신 등 다섯 가지로 구분했다. 기존 가상사설망(VPN)은 계정 인증에 성공하면 사용자를 신뢰하고 내부 네트워크를 폭넓게 노출한다는 한계가 있다. 계정이 탈취되거나 감염된 단말이 접속하면 공격자가 내부 시스템으로 횡적 이동할 가능성도 커진다.

제로트러스트네트워크액세스(ZTNA)를 적용하면 사용자별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버에만 접속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단말이 회사에 등록된 자산인지, 운영체제와 백신이 최신 상태인지, 실제 해당 업무 권한을 가진 임직원인지도 접속 때마다 확인한다.

박 수석은 “VPN 접속에 성공했다는 이유만으로 내부망 전체를 신뢰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필요한 사용자가 필요한 서버에 접속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수행한 작업과 명령어를 모두 감사 로그로 남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SaaS와 생성형 AI 통제에서는 차단보다 현황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임직원이 사용 중인 서비스를 찾아내고 승인된 서비스와 계정에만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을 적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수석은 “제어 이전에 발견이 먼저”라며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아야 특정 사용자에게 허용하거나 전사적으로 차단하는 정책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막을지 열지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며 “회사 계정으로만 사용하게 하거나 민감정보 이동을 제한하는 등 안전한 활용 방식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드플레어 원은 ZTNA와 보안웹게이트웨이(SWG), 클라우드접근보안중개(CASB), 데이터유출방지(DLP), 브라우저 격리, 네트워크 연결 기능을 하나의 SASE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원격접속 현대화에서 시작해 SaaS 보안과 AI 게이트웨이, 본·지점 연결 등으로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