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얼마나 더 낼까”…세제개편 전 따져봐야 할 5가지

배준형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정부가 이달 말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율이 오르면 세율을 그대로 두더라도 종부세 과세표준이 커져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준형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는 12일 “이번 세제개편은 일률적인 증세보다 보유 주택 수와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을 달리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주택자나 비거주 주택 보유자는 개편안 발표 전 보유 주택과 거주 형태에 따른 세 부담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부세 대상인지 확인해야
먼저 자신이 종부세 과세 대상인지 확인해야 한다. 종부세는 주택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액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해 과세표준을 계산한다.
같은 가격의 주택이라도 1세대 1주택자인지, 여러 채를 보유했는지에 따라 기본공제액과 세율이 달라진다. 공동명의 여부와 주택별 공시가격도 실제 세액에 영향을 준다.
정부가 실거주 1주택자를 상대적으로 보호하고 다주택자와 비거주 보유자의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할 경우, 보유 주택 수와 거주 여부에 따른 세 부담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폭 따져봐야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현재 주택분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다.
정부가 이 비율을 올리면 명목세율을 건드리지 않아도 과세표준이 늘어 세 부담이 커진다. 법률 개정이 필요한 세율과 달리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할 수 있어 정부가 비교적 빠르게 꺼낼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09년 도입된 뒤 2018년까지 80%를 유지했다. 이후 단계적으로 올라 2021년 95%가 됐고, 2022년 60%로 낮아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실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한 분석에 따르면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행 60%일 때 종부세 납세자 1인당 평균 세액은 324만원으로 추산됐다. 비율이 80%로 오르면 624만원, 95%로 오르면 780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각각 현행의 1.9배와 2.4배 수준이다.
다만 이는 전체 대상자의 평균을 계산한 수치다. 개별 납세자의 실제 세액은 주택 가격과 보유 주택 수, 공제액 등에 따라 달라진다.
◆세부담 상한 적용 여부 살펴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오른다고 계산된 세금이 모두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 제도에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친 보유세가 전년보다 지나치게 늘지 않도록 제한하는 세부담 상한이 있다.
이미 세부담 상한에 근접한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오르더라도 실제 세금 증가 폭이 제한될 수 있다.
반면 기존 세액이 상대적으로 적어 상한에 걸리지 않는 주택 보유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1주택자라고 해서 세 부담 증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배 대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이 초고가 주택보다 세부담 상한을 적용받지 않는 중간 가격대 주택에서 더 크게 체감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거주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어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은 실거주자를 보호하고 다주택자와 비거주 보유자의 부담을 높이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하는 데 상응하는 부담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주택의 투기 수요보다 실거주 기능을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같은 1주택자라도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이나 세제 혜택이 달라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주택자는 임대 여부와 주택별 공시가격, 매각 계획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
다만 정부의 구체적인 차등 과세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세제개편안 발표 전 매도나 매수를 서두르기보다 실제 발표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적용 시점 확인해야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더라도 올해 종부세에 곧바로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이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면 내년 보유세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부가 적용 시점과 경과 규정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실제 시행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
현재 거론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80%와 95%도 확정된 수치는 아니다. 정부 발표안과 시행령 개정 내용을 확인한 뒤 내년 예상 세액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
보유세뿐 아니라 주택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 개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모두 80%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단순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에 공제 혜택을 더 주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장기간 주택을 보유했더라도 실거주 기간이 짧으면 공제액이 줄어드는 방식이다.
다만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해 실제 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배 대표는 “세제개편안이 확정되기 전에 거래를 서두르기보다 보유 주택 수와 실거주 여부, 세부담 상한 적용 여부를 기준으로 예상 세액을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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