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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스, 韓 반도체 대응 속도 높인다…용인서 이노베이션 센터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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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현 기자

1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매튜 윌슨 자이스코리아 반도체 세그먼트 총괄 부사장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자이스(ZEISS)가 국내 메모리반도체와의 접점 확대에 나섰다. 경기도 용인에 첫 글로벌 반도체 이노베이션 센터를 개소하면서다. 이를 토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3D 메모리 등 차세대 솔루션 현지 대응을 강화해 전반적인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자이스는 10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기도 용인 서플러스글로벌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내 '자이스 반도체 이노베이션 센터(ZSKIC)'를 개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매튜 윌슨 자이스코리아 반도체 세그먼트 총괄 부사장, 카롤리네 피그돈 반도체 팹 솔루션 부문장, 미하엘 헨첼 첨단 패키징 솔루션 부문장이 참석했다.

자이스는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광학 기술 기업이다. 안경·카메라 등에 쓰이는 소비자용 렌즈를 비롯해 산업·의료용 계측 및 광학 솔루션을 개발한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시스템에 투입되는 렌즈를 비롯해 포토마스크 계측·수리, 웨이퍼 검사·계측, 결함 분석, 웨이퍼 형상 제어, 첨단 패키징 공정 제어 등 솔루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개소된 ZSKIC는 350㎡ 규모로 마련된 현장 솔루션 검증 공간이다. 반도체 칩 메이커의 양산 환경에 맞는 솔루션 공급을 위해 고객사 데모와 평가를 진행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조하는데 역점을 뒀다. 자이스가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현지 권역에 구축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자이스는 이번에 개소한 ZSKIC에 자사 반도체 사업부 핵심 팹 솔루션 장비를 투입해 고객사 반입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고객사와 기초 개발 및 검증을 ZSKIC에서 진행한 뒤, 성숙 단계에 이르면 현장으로 옮기고 새로운 장비를 들여오는 방식을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센터에는 장비 2대가 우선 설치됐고 조만간 1대를 추가 반입할 예정이다. 현재 최대 장비 운영 가능 대수는 4대다.

용인 자이스 반도체 이노베이션 센터에 반입된 장비 2대 [사진=자이스]

특히 최근 높아지는 첨단 패키징 공정 중요성에 따라 3D 엑스레이 계측 장비인 'NLX-100', 웨이퍼 휨 제어 장비 'DUNE-100'을 우선적으로 배치했다. 패키징 공정은 반도체 회로가 그려진 웨이퍼에 배선을 연결하거나 외부 보호 장치를 조립하는 후반 작업이다. 회로 미세화의 물리적 한계로 칩을 수직으로 쌓거나 서로 결합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칩 성능·전력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이 됐다.

카롤리네 피그돈 반도체 팹 솔루션 부문장은 "검사, 계측, 결함 분석, 웨이퍼 형상 제어, 첨단 패키징 툴을 제공해 고객 수율을 높이고 결함을 줄이는 것이 자이스의 목표"라며 "새로운 툴은 첨단 패키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첨단 패키징에서는 해결해야 할 새로운 공정 문제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LX-100은 인라인(In-line) 3D 엑스레이 계측·검사 장비로 전공정과 첨단 패키징 공정 등의 결함을 찾는 계측 장비다. 첨단 패키징 부문에서는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마이크로범프(Micro Bump) 간격 결함이나 실리콘관통전극(TSV)과 범프 간 연결에서의 결함을 비파괴 방식으로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공정 개발팀과 운영 엔지니어에게 결함 정보를 제공하고 공정 파라미터를 조정하도록 돕는다.

DUNE 100은 메탈 레이어 증착, 열 등 요인으로 웨이퍼가 휘는 현상을 제어·보정하는 시스템이다. 웨이퍼가 휘면 노광, 본딩, 적층 등 후속 공정에서 초점 오차나 정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자이스는 DUNE 100이 최대 700㎛ 수준의 웨이퍼 휨을 보정할 수 있고, 화학기계연마(CMP) 슬러리 같은 화학 물질 없이도 특정 영역의 왜곡을 보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이스가 글로벌 현지 권역 내 첫 이노베이션 센터 개소지로 한국을 선택한 것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트렌드 속도 때문이다. AI 발전에 따라 반도체 칩 개발 속도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빨라지고 있고, 이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AI 인프라용 메모리를 가장 빠르게 공급하는 한국에서의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랐다는 의미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사가 메모리, HBM,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국내 투자를 확대하는 점도 큰 영향을 줬다.

매튜 윌슨 부사장은 "AI 슈퍼사이클로 반도체 개발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솔루션이 제때 제공되지 못하면 (자이스의) 세계 최고 수준 광학 기술도 충분한 도움이 되기 어렵다"며 "한국 고객사들은 이 기술을 한국이 원하는 속도로 필요로 한다. 따라서 한국 센터 설립을 통해 이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슨 부사장은 "용인은 한국의 새로운 반도체 중심지가 될 곳이다. 한국 반도체 생태계 중요성과 향후 10년에 걸친 공격적인 투자 정책이 이번 센터가 설립된 배경"이라며 "웨이퍼나 포토마스크를 독일, 이스라엘, 미국 등 해외 공장으로 보내 테스트하기도 어려워진 만큼 현지 고객과 협력하고 전문성을 축적할 필요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첨단 패키징 솔루션 내 한국 입지 중요성을 설명하는 마이클 헨첼 박사

메모리 분야에서의 첨단 패키징 성능이 중요해지는 점도 한몫했다. 소품종 대량 생산 중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HBM, 3D 낸드와 D램, 3D 로직 패키징 등 메모리의 활용 방식이 다변화되고 있어, 이를 우선적으로 국내에서 검증해야만 발빠른 공정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하엘 헨첼 첨단 패키징 솔루션 부문장은 “첨단 패키징은 현재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이며 AI 슈퍼사이클의 핵심 원동력 중 하나”라며 “NLX-100과 DUNE 100은 고객이 대량 생산에 진입할 때 필요한 장비”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이스가 처음으로 선보인 신개념 시스템인 DUNE-100의 활용 잠재성에 대해 강조했다. 헨첼 부문장은 "현재 3D 낸드, 3D 로직, CMOS, 3D D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고객들과 개발 중인 주요 활용처는 프리 본딩과 리소그래피 공정 단계"라고 말했다. 또 그는 "웨이퍼 휨이 발생하면 노광 공정 전후로 초점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DUNE 100은 이를 보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엑스레이 계측 시스템인 NXL-100의 활용 안에 대해서는 "HBM 생산 지원을 고려하면 X-ray 선량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 로드맵 아이템"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두 개의 다이(Die)를 하나처럼 운용하는 하이브리드 본딩에 활용할 방향도 고려 중이다. 하이브리드 본딩 시 (칩과 칩, 칩과 기판) 간격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해 NXL-100의 해상도를 더 높여야 하는 것도 과제"라고 설명했다.

헨첼 부문장은 "고객들이 (자이스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뛰어난 이미지 품질과 HBM 등 칩을 보호하기 위한 선량 제어"라며 "자이스는 초기 설계 단계부터 선량 제한과 보호 개념을 반영해 왔다. 또 소스부터 전체 빔라인, 소프트웨어까지 완전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로드맵 속도를 직접 조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이스는 향후 차세대 포토마스크 수리 장비인 ‘MeRiT AE’도 한국에 도입하는 한편, ZSKIC 성과에 따라 대응 범위를 더욱 확장할 방침이다. MeRiT AE는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원판인 포토마스크 내 미세 결함을 확인한 뒤, 불필요한 패턴이나 결함을 제거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자이스는 MeRiT AE 첫 프로토타입을 한국에 들여와 향후 고개구율 극자외선(High-NA EUV) 등 차세대 공정 대응을 위한 협력에 활용할 계획이다.

프랑크 로문트 자이스 반도체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이라며 “이번 센터 개소로 한국 고객사들에게 신뢰받는 장기적인 파트너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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