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홈플러스 후폭풍…저축은행, 추가 충당금 부담 ‘촉각’

이호연 기자

저축은행 로고 [사진=저축은행중앙회]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홈플러스가 파산 위기에 놓이면서 홈플러스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REITs)에 투자한 저축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 업권 전체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최대 200억원 안팎의 회계상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회생절차가 폐지되면서 여신 건전성 재분류와 손상 인식이 불가피해져, 일부 저축은행은 하반기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저축은행 등을 포함한 2금융권을 대상으로 홈플러스 임차점포 관련 대주단 간담회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임차점포 대출 규모와 만기 현황, 연체 현황 등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업체별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이날 금융당국은 홈플러스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 사별로 자금 회수에 나서기 보다, 대주단 협의를 통해 공동으로 대응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점포 매각이 한 번에 진행되면 부동산 가치가 떨어질 수 있고, 홈프럴스 정상화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결정했다. 법정관리 개시 1년 4개월만으로 법원이 요구한 운영자금 2000만원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그 이유였다. 다만 홈플러스가 자금을 마련해 14일 이내 즉시 항고하면 회생절차가 재개될 가능성은 남아있는데, 시한은 오는 20일까지다.

저축은행의 경우 홈플러스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와 부동산 펀드에 약 5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구체적으로 홈플러스발(發) 익스포저는 보통주 투자 100억원과 후순위 담보대출 376억원으로 파악된다.

대신·예가람·KB·하나저축은행은 ‘대한제21호위탁관리리츠’에 총 227억원 규모의 후순위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SBI저축은행은 농협은행과 함께 홈플러스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한 부동산신탁에 250억 규모로 투자했다.

‘KB사당리테일위탁관리리츠’의 경우 대신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이 각각 30억원씩 3순위로 참여했다. JT친애·우리금융·금화저축은행도 ‘제이알제24호기업구조조정리츠’에 후순위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가 결정되면서 청산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이달 중 회생절차가 최종 종료될 경우, 홈플러스 점포 매각과 자산 가치 재평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후순위 투자자인 저축은행들은 담보 처분가격과 회수율에 따라 손실 규모가 결정된다.

특히 후순위 담보대출은 자산건전성이 고정이하 여신으로 분류됨에 따라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수 있다. 저축은행은 자산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구분해 최소 충당금을 적립한다. 기업여신 기준 충당금 적립률은 ▲정상 0.85~3% ▲요주의 7~13% ▲고정 20~30% ▲회수의문 50~75% ▲추정손실 100%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관련 후순위 담보대출 376억원에 감독규정상 기업여신 충당금 적립률을 적용해 단순 추산하면 ▲고정으로 재분류될 경우 충당금은 75억~113억원 ▲회수의문으로 분류되면 188억~282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보통주 투자 100억원은 담보권이 있는 대출과 달리 자산가치가 떨어지면 곧바로 손실로 반영된다. 후순위 담보대출 자산건전성이 고정과 회수의문 사이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다고 가정하면, 보통주 손실과 충당금을 합친 저축은행권의 회계상 부담은 2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는 단순 추정치로 실제 부담 규모는 기존 충당금 적립 수준과 점포 매각 가격, 담보 회수율, 청산 절차 진행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저축은행별 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각각 36억원, 16억원에 그쳤다. KB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은 각각 111억원, 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SBI저축은행은 154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추가 충당금 규모에 따라 분기 실적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주계열 저축은행들도

다만 일부 저축은행은 홈플러스 관련 익스포저에 대해 이미 일정 수준의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익스포저 규모가 500억원 수준에 그쳐 리스크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3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전체 익스포저 규모가 크지 않아 업권 전반의 건전성을 흔들 수준은 아니다"며 "일부 저축은행은 이미 관련 여신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선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도 대주단을 구성해 대응에 나설 예정인 만큼, 관련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l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