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완수사권 논쟁, 제일 중요한 건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게 하는 것

<자료사진> 연합뉴스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부실 수사를 계기로 검찰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워 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8일 전체회의를 열어 범여권 개별 의원이 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법사위는 10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민주당은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설립되는 일정을 고려해 8·17 전당대회 이전 보완수사권 폐지를 위한 법 개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정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민생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법안이다. 그런 만큼 여야는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뱡향으로 절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보완수사권 폐지가 선명성 경쟁의 변수로 비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논의의 쟁점을 보완수사권 존폐로 좁히면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사법제도 개혁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신속하게 규명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고 본다.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수사는 실력 부족 문제를 떠나 경찰 공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경찰서 수사팀은 현직 경찰 간부인 살인범 장윤기의 부친과 유착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이 보완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당시 수사팀은 구속된 장윤기와 부친이 전화할 수있도록 연결해 주기도 했다. 제 식구 감싸기의 단적인 사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와 관련,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8일 법사위에서 "검찰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면서 "검사에게 수사권을 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성호 법무장관은 "장윤기 사건은 검찰 단계에서 보완한 사항이 11개나 된다. 다른 의도를 가지고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오해는 말아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검찰이 잘 한 것은 인정받아야 한다.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 가운데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사건의 비율은 10% 안팎에 이른다.
2025년의 경우 경찰 송치 사건 87만 2655건 가운데 보완수사를 요구한 건수는 9만 3613건으로 10.73%를 차지했다.
만약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보완수사권이 폐지된다면 이 비율은 훨씬 높아지게 될 것이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급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한 번 결정해 검찰에 송치한 사건을 다시 수사하게 되면서 수사 지연은 불가피해진다. 경찰 송치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경찰의 재송치가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이른바 '핑퐁 수사'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형사 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2020년 142.1일에서 2024년에는 312.7일로 대폭 늘어났다. 사건 가해자는 상관이 없을 지 모르지만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사건 처리 지연에 따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수청이 생기게 되면 수사 절차는 지금보다 훨씬 복잡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범죄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수사 권력이 한 쪽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 공소청과 중수청, 경찰 등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 경찰의 독점 수사 체계로는 인권 침해 사건 등을 제대로 처리하기 어렵다.
검찰 개혁과 수사·기소 분리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다만 검사가 공소권을 행사할 때 경찰이 송치한 사건 자료만으로는 미흡할 경우 필요한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법률가들은 수사와 기소를 칸막이 하듯이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검찰도 공소권 남용 등을 해소해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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