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삼각김밥 대신 신비복숭아…CU가 바꾼 ‘편의점 장보기’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편의점 CU의 ‘스마트그로서리’ 2호점인 신촌피어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편의점이 더 이상 간편식과 음료를 사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있다. BGF리테일이 신선식품과 식재료를 대폭 강화한 ‘스마트 그로서리(Smart Grocery)’를 앞세워 편의점을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확장하고 있다.
서울 첫 스마트 그로서리인 ‘CU 신촌피어점’을 직접 찾은 결과, 상품 구성부터 고객 동선까지 기존 편의점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8일 방문한 서울 마포구 CU 신촌피어점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일반 편의점과 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출입구 인근에는 삼각김밥과 도시락 대신 참외와 바나나, 골드키위 등 제철 과일이 진열돼 있었고, 간편채소와 계란, 콩나물, 숙주 등 냉장 식재료가 이어졌다. 대형마트 신선식품 코너를 축소해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매장 한편에는 바퀴 달린 전용 카트도 마련됐다. 음료나 간식을 집어 계산대로 향하는 기존 편의점과 달리 카트를 끌고 식재료를 둘러보며 장을 보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간편식 역시 일반 점포보다 종류가 훨씬 다양했고, 베트남 식재료와 용구분사, 마라탕 소스, 인도네시아 라면 등 해외 식재료까지 갖춰 상품 구색을 넓혔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편의점 CU의 ‘스마트그로서리’ 2호점인 신촌피어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편의점 CU의 ‘스마트그로서리’ 2호점인 신촌피어점.
탕수육과 윙봉 등 즉석조리식품은 일반 편의점보다 용량을 늘린 상품도 눈에 띄었다. 다양한 할인 행사와 ‘1+1’ 프로모션도 함께 운영되고 있었으며, 채소는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상품 위주로 구성돼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구성은 소비자가 편의점에 기대하는 강점과도 맞닿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가 지난 2023년 국내 편의점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4%는 편의점을 다른 쇼핑 채널보다 선호하는 이유로 ‘24시간 이용 가능’을 꼽았다.
이어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 높은 접근성이 뒤를 이었다. 스마트 그로서리는 이러한 편의점의 강점에 장보기 기능을 결합한 모델이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은 늦은 밤에도 필요한 식재료를 가까운 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화 요소다.
실제 판매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6월18일부터 이달 8일까지 신촌피어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신비복숭아였다. 스미후루 바나나 1㎏과 천도복숭아, 참외, 대추방울토마토, 하우스수박, 사과 등이 판매 상위권을 차지했다.
생란 30구와 15구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일반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편식이나 음료 대신 신선식품과 식재료가 판매 상위권을 채운 것이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편의점 CU의 ‘스마트그로서리’ 2호점인 신촌피어점.
성과도 뚜렷했다. 개점 이후 신촌피어점의 식재료 매출은 전국 CU 점포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식재료 매출은 전국 평균 점포 대비 46배에 달했고, 식재료 매출 비중은 약 26%로 일반 점포(약 2%)보다 13배 이상 높았다. 편의점 매출 구조 자체가 기존 점포와는 다른 형태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스마트 그로서리는 기존 장보기 특화점에서 강조했던 1차 신선식품뿐 아니라 소스류와 반찬 식재료, 상온·냉장·냉동 상품, 해외 식재료까지 장보기 카테고리를 확대한 모델”이라며 “전용 카트를 비치하고 고객 동선을 여유롭게 구성하는 등 장보기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수요와 운영 효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주거 밀집 지역과 1~2인 가구 비중이 높은 상권을 중심으로 스마트 그로서리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CU 스마트 그로서리는 오프라인 장보기에만 초점을 맞춘 매장이 아니다. 계산대 옆에는 배달·픽업 전용 대기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근거리 퀵커머스 거점 역할도 함께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실제 신촌피어점의 배달 매출은 일반 배달 운영점의 일평균 매출보다 약 25%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포켓CU를 비롯해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과의 연계를 강화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편의점 CU의 ‘스마트그로서리’ 2호점인 신촌피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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