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가입하면 계속”…이커머스, 멤버십 경쟁 뜨거워진다

[사진=챗GPT 생성]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구도가 상품 가격과 배송 속도를 넘어 ‘멤버십’까지 확대되고 있다. 무료배송은 물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포인트 적립, 계열사 할인까지 혜택 수준을 강화하며 소비자를 자사 플랫폼에 묶어두기 위한 락인(Lock-in)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네이버, SSG닷컴, 오아시스마켓 등 주요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유료 멤버십을 중심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신규 고객 유치 비용이 커지고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이미 확보한 기존 고객의 구매 빈도와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72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증가율은 전년 대비 4.9%에 그쳤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2017년 이후 연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다 2024년부터 한 자릿수(7.1%)로 떨어지며 성장 둔화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멤버십을 기반으로 혜택 경쟁에 나서며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특히 식품이나 장보기 품목의 경우 패션이나 가전과 비교해 구매 주기가 짧아 멤버십 고객으로 안정적인 거래액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무료배송이나 할인쿠폰처럼 구매 순간의 혜택은 물론 OTT와 음식 배달, 여행, 오프라인 계열사 혜택 등 비(非)쇼핑 영역까지 결합하는 추세다. 소비자가 쇼핑하지 않는 시간에도 플랫폼과 접점을 유지하는 것이다.

[사진=네이버]
쿠팡은 ‘와우 멤버십’을 통해 로켓배송 상품 무료배송·무료반품은 물론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OTT서비스 ‘쿠팡플레이’ 등 계열 서비스를 하나의 멤버십으로 묶었다.
쇼핑에서 시작한 고객을 배달과 콘텐츠로 확장하며 플랫폼 전반의 이용 빈도를 높이는 구조다. 최근에는 쿠팡플레이 시청 시 광고를 제외해 주는 프리미엄 요금제를 출시하며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역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앞세워 맞불을 놓고 있다. 포털 검색과 쇼핑, 결제, 콘텐츠를 하나의 이용 흐름으로 연결하는 형식이다. 네이버쇼핑 이용에 따른 적립 혜택을 중심으로 네이버 웹툰과 치지직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까지 결합했다.
최근에는 컬리와 손잡고 선보인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컬리N마트’를 멤버십 회원 전용 서비스로 전환하며 혜택을 강화하기도 했다.
여기에 SSG닷컴도 ‘쓱7클럽’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쓱7클럽은 월 구독료 2900원에 ‘쓱배송’(주간·새벽·트레이더스) 상품 구매 시 결제액의 7%를 고정 적립해주며 신세계백화점몰과 신세계몰 7% 할인 쿠폰도 함께 지급한다.
최근에는 G마켓의 ‘꼭 멤버십’과 연계한 캐시백 혜택을 진행하며 신세계 그룹 내 주요 커머스를 연결해 반복 이용을 유도했다. 7월에는 인기 장보기 품목을 최대 반값까지 할인하는 멤버십 전용 프로모션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구독료 ‘제로’에 가까운 멤버십 ‘클럽 오아시스’를 활용해 충성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월 구독료는 2000원이지만, 7개월 차부터는 구독료를 포인트로 100% 페이백 해준다.
신규 가입자에게는 첫 6개월 무료 이용과 1만2000원 상당의 포인트를 즉시 지급하는 등 실제 부담료를 0원에 가깝게 마련했다. 특히 새벽배송과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반복 구매 수요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고객이 지속적으로 플랫폼을 찾도록 유도하고 있다.
덕분에 클럽 오아시스 출시 이후 오아시스마켓의 신규 회원 유입 속도가 기존 대비 10배 이상 폭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이커머스 업계의 멤버십 혜택 강화 배경으로 기존 충성 고객의 이탈 방지를 꼽는다.
가격 할인만으로 유입된 소비자는 더 저렴한 상품을 찾아 쉽게 이동하지만, 멤버십 가입자는 이미 지불한 회비와 누적 혜택을 고려해 같은 플랫폼을 반복 이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다.
배송과 적립, 콘텐츠 등 여러 혜택을 동시에 이용할수록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기 어려워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경도 서강대 교수(유통학회장)는 이커머스 기업들의 멤버십 강화 흐름에 대해 “경쟁사로 이동하는 데 드는 이른바 ‘스위칭 코스트’를 높여 안정적인 고객 기반과 수익 구조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며 “경쟁사 고객을 자사로 끌어오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확보한 고객이 경쟁사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현재의 혜택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나 쿠팡처럼 일정 수준 이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멤버십을 통해 얻는 편익도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며 “라이트 유저와 헤비 유저의 인센티브 효과가 다른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이용 수준과 매출 기여도가 높은 핵심 고객층을 붙잡으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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