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배상·소송 ‘줄줄이’…악재 갇힌 빗썸, VASP 갱신 발목 잡히나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개인정보 국외이전에 따른 과징금 제재에 이어 이벤트 조건 번복 논란으로 30억원 규모의 소비자 배상 가능성까지 떠안았다. 대규모 행정소송과 내부통제 논란까지 겹치면서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 심사를 앞둔 빗썸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 국외이전 규정을 위반한 빗썸에 대해 총 2억10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의결했다. 오더북(호가창) 공유 관련 위반에 1억2000만원, 가상자산 이전 관련 위반에 9000만원이 각각 부과됐다.
빗썸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테더(USDT) 마켓에서 해외 거래소와 주문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공지한 ‘스텔라 거래소’가 아닌 ‘빙엑스’로 회원번호와 주문 정보를 이전한 사실이 적발됐다. 개인정보위는 자금세탁방지(AML) 목적의 정보 제공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개인정보 국외이전 때 법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소비자 분쟁도 불거졌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빗썸이 API 연동 이벤트를 공지한 뒤 ‘이벤트 혜택만을 목적으로 하는 1회성 거래는 제외한다’는 유의사항을 뒤늦게 추가하고 지원금 지급을 거부한 데 대해 신청인 1인당 10만원 상당의 거래수수료를 면제하라고 결정했다.
조정위는 빗썸의 조치를 새로운 조건 제시로 보고 소비자 신뢰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빗썸이 조정을 수락하면 참여하지 않은 전체 대상자 약 3만명에게도 배상이 확대돼 총 규모는 약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집단분쟁조정은 당사자가 수락하면 법원의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금융당국과의 법정 공방도 남아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3월 특금법 위반을 이유로 빗썸에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원을 부과했다. 빗썸은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법원이 집행정지를 인용하면서 당장의 영업 중단은 피했다.
본안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오는 8월 13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다. 빗썸은 관련 제도와 기준이 충분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를 이행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융당국도 기존 제재 방침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잇따른 리스크는 빗썸의 VASP 갱신 심사 장기화 배경으로도 거론된다. 특금법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는 3년마다 신고를 갱신해야 한다. 빗썸은 지난해 12월 VASP 유효기간 만료를 앞두고 같은 해 하반기 갱신 신고를 접수했지만, 아직 심사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현행법상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기존 자격으로 영업할 수 있다.
다만 업비트와 코빗, 코인원 등 주요 경쟁사가 이미 갱신을 마친 점을 고려하면 빗썸의 심사는 상당 기간 지연되고 있다. 지난 2월 발생한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 결과와 내부통제 미흡 논란도 부담으로 꼽힌다. 경찰이 수사 중인 김병기 무소속 의원 차남의 취업 청탁 의혹, 대관 임원의 고액 상여금 논란 등 대외 협력·인사 관련 잡음도 심사 과정의 변수로 거론된다.
빗썸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의 갱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많은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만큼 갱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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