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가 부품 싹쓸이해서"…애플, 공급망 압박에 맥북·아이패드 기습 인상

맥북 네오와 아이폰 17e [사진=옥송이기자]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애플이 글로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반도체 수요로 촉발된 부품 조달 원가 급등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맥북과 아이패드를 포함한 주요 하드웨어 라인업의 전 세계 출하가를 전격 인상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 통신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고성능 고용량 휘발성 메모리(DRAM) 수요가 비정상적으로 폭증함에 따라 완제품 원가 마진을 보존하기 위해 하드웨어 가격 인상을 공식 단행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의 베이스 모델 기준 보급형 맥북 네오는 기존 599달러에서 699달러(약 96만원)로 상향 조정됐으며, 맥북 에어는 1,299달러, 고성능 맥북 프로는 1,999달러로 가격표가 일제히 변경됐다. 태블릿 라인업인 11인치 아이패드 에어 역시 기존 599달러에서 749달러(약 103만원)로, 아이패드 프로는 1,199달러로 저항선이 크게 높아졌다.
원자재 쇼티지(Shortage) 장벽은 PC와 태블릿 외에 홈 디바이스 및 스마트 가전 유닛까지 직격하며 공급망 전반에 단가 인상 도미노를 촉발했다. 애플은 컴퓨터 제품군 외에도 홈팟 스마트 스피커와 홈팟 미니, 인공지능 인프라가 연동된 애플 TV 세톱박스는 물론 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의 가격까지 전방위로 인상했다. 다만 회사의 최대 매출원인 아이폰과 애플 워치, 에어팟 제품군은 이번 기습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와 금융 진역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하드웨어 단가 폭증세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사들이 생산 팹의 캐파를 마진이 높은 AI 서버용 제품으로 전격 전환하면서 가속화됐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주요 공급업체들이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칩메이커들의 주문을 우선 처리함에 따라 일반 소비자용 디바이스 부품 수급선이 가로막힌 여파다.
시장에서는 대용량 메모리 탑재가 필수적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구동 기기들의 제조 원가 상승 압박이 현실화되면서 향후 아이폰 라인업의 단가 도미노 인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확장으로 인해 메모리 및 저장장치 시장의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다"며 "구성품 가격이 이토록 빠르고 크게 상승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공급망 내부에서 비용 인상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며 고객을 보호해 왔으나 이제 한계점에 도달해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시작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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