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툴 시대는 끝났다”…플로우, AI 워크 에이전트로 전환 선언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가 6월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플로우 AX페스타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안나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협업툴 플로우가 사람 간 소통 중심 협업 공간에서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실행 환경으로 전환한다. AI 기능을 더하는 차원을 넘어 협업툴이라는 사업 모델 자체를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플로우 AX페스타 2026’ 기조연설에서 “데이터를 쌓아주기만 하고 일은 사람끼리만 하는 협업툴의 시대는 끝났다”며 “협업툴 비즈니스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플로우는 창업 11년차로 현재 5000여개 기업을 유료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 대표가 사업 전환을 꺼낸 배경에는 AI가 소프트웨어 산업 자체를 흔들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직접 바이브 코딩을 시작했다”며 “AI가 사람보다 잘하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면서 10년 넘게 쌓아온 소프트웨어 사업이 쉽게 대체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이 들었다”고 말했다.
비개발자도 코딩으로 서비스를 만드는 시대에 데이터를 쌓아두기만 하는 협업툴의 효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그는 비개발자 중심 코딩 플랫폼 리플릿이 1년 만에 매출 50배 성장을 기록한 점을 사례로 들며 “비개발자 출신 화이트칼라도 연말까지 90% 이상이 바이브 코딩을 한 번쯤 해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협업툴 한계도 전환의 또 다른 이유로 꼽았다. 회의록·고객 의견·파일·일정·의사결정 기록이 데이터베이스에 쌓여도 90% 이상은 업무 가치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도구가 늘어도 ‘일을 위한 일’은 줄지 않고 대부분 직원이 회사 전략 목표조차 막힘없이 설명하지 못하는 현실도 지적했다.
플로우가 내놓은 답은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구조다. 이날 공개한 AI 워크 에이전트 ‘리패턴(repattern)’은 프로젝트에 사람처럼 담당자로 초대할 수 있다. 경쟁사 제품 조사를 업무로 등록하고 담당자를 에이전트로 지정하면 에이전트가 추가 질문으로 조사 범위를 좁힌 뒤 결과물을 문서나 PDF로 첨부한다. 개발 현장에서는 고객 오류가 등록되면 에이전트가 과거 유사 사례를 분석해 코딩과 디버깅을 거쳐 처리 내용을 댓글로 남기고 배포까지 수행한다.
리패턴을 통해선 반복 업무도 자연어로 지시할 수 있다. 가령 “매일 오전 9시에 플로우 관련 뉴스를 검색해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하고 특정 게시판에 요약해 올려달라”고 입력하면 에이전트가 뉴스 수집부터 정리·공유까지 알아서 처리하는 식이다. 기존에 메이크나 재피어 같은 자동화 도구가 필요했던 작업을 비개발자도 프롬프트만으로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가 6월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플로우 AX페스타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플로우]
이런 자율 실행은 플로우에 쌓인 데이터가 있어 가능하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회의록·고객 의견·파일·일정·의사결정 기록을 에이전트가 읽고 분석해 업무 맥락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영업 담당자가 특정 고객사와 미팅을 앞두고 질문하면 에이전트가 과거 회의록과 고객 불만(VOC) 기록을 분석해 어떤 점을 짚어야 할지 정리한 보고서를 만들어준다.
이날 플로우는 사내 매뉴얼과 지식 문서를 관리하는 ‘위키’ 기능도 함께 공개했다. 정리되지 않은 메모나 문서를 AI가 읽기 쉬운 형태로 다듬어준다. 외부 AI와의 연결도 강화해 MCP(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로 클로드·챗GPT가 플로우 업무 맥락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클로드에서 플로우 데이터를 검색하고 그 결과를 실제 플로우 화면 실행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전트가 처리한 업무 기록 역시 플로우에 다시 쌓여 다음 업무의 근거가 된다.
이 대표는 MS팀즈나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쓰는 기업이 플로우를 도입하면 중복 투자가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구글 워크스페이스가 문서 작성과 메일·캘린더에 강점이 있다면 플로우는 프로젝트 관리와 메신저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서로 보완 관계라는 것이다. 그는 여러 도구와 AI 서비스를 따로 쓰던 환경을 하나의 업무 흐름으로 묶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목표 관리 기능 ‘플로우 OKR’도 선보였다. 열심히 일해도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를 겨냥한 기능으로 목표를 입력하면 AI가 핵심 지표를 추천하고 세일즈포스·허브스팟 등에 흩어진 실적 데이터를 연결해 달성률을 집계한다. 목표 달성 과정 프로젝트·의사결정·담당자별 기여도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만들고 병목과 개선점도 추천한다.
이번 전환 핵심은 수익 모델의 변화다. 플로우는 개발자 포털을 개편해 API와 MCP로 자체 백엔드를 외부에 개방했다. 고객이 플로우 데이터와 업무 로직을 기반으로 원하는 대시보드나 업무 도구를 직접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과거 관리자만 받을 수 있던 API 키를 직원 누구나 쉽게 발급받아 필요한 업무 도구를 만들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이 대표는 “과거 SaaS가 인터페이스를 빌려주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백엔드를 빌려주는 플랫폼으로서 가치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에 직무 경계가 흐려지면서 흩어진 직무는 사라지고 고객 문제를 푸는 솔루션 빌더만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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