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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납품 넘어 차세대 아키텍처 공동 설계… SK하이닉스·엔비디아의 AI 팩토리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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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용 기자

부품 공급망 넘어 설계·제조·디지털화 아우르는 포괄적 장기 기술 파트너십

'베라 루빈'부터 로보틱스 '젯슨 토르'까지… 신시장 선점하는 HBM 주도권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서로의 손을 꼭 맞잡고 있다. [사진=배태용기자]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이 고도화돼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협력 관계가 단순한 부품 공급망 체제를 넘어 차세대 AI 팩토리 인프라를 함께 기획하고 설계하는 글로벌 기술 동맹으로 격상했다. 양사가 가동한 장기 기술 파트너십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슈퍼컴퓨터 플랫폼을 비롯한 전 제품군의 아키텍처 초기 단계부터 공조하며 메모리 병목 현상을 원천 차단하는 것을 골자로 양사 모두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장기 기술 파트너십 고도화를 선언하고 차세대 인프라용 메모리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양사 파트너십의 가장 큰 진화는 개발 주기가 수년에 달하는 차세대 고성능 칩셋의 기획 단계부터 두 회사가 한 몸처럼 참여한다는 점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양산을 시작한 차세대 AI 슈퍼컴퓨터 '베라 루빈(Vera Rubin)' 플랫폼과 중앙처리장치(CPU) '베라'에 탑재될 최적화 메모리 솔루션을 초기 단계부터 공동 설계하는 구조다. 여기에 인프라 영역뿐 아니라 퍼스널 AI 시장을 겨냥한 'RTX 스파크' 및 피지컬 AI(로보틱스) 컴퓨팅 플랫폼인 '젯슨 토르'용 차세대 메모리까지 공동 개발 라인업에 대거 포함돼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가 개척하는 핵심 아키텍처 신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게 됐다는 진단이다.

◆ 아키텍처 공동 설계·소프트웨어 결속…기술 가속화 셈법

양사의 동맹은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영역으로까지 전방위로 확장되는 기류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 플랫폼인 'CUDA-X' 라이브러리와 피직스네모(PhysicsNeMo)를 자사 공정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반도체 설계의 핵심으로 꼽히는 TCAD(공정·소자 시뮬레이션) 연산과 계산 리소그래피 시뮬레이션을 획기적으로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자체 기술력에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연산 역량을 이식하고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들과의 긴밀한 삼각 협력 체계까지 구축해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고정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셈법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설계 업계에서는 이 같은 소프트웨어 동맹이 메모리 반도체의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고 제품 시장 출시 시점을 단축하는 무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3차원 가상 공장 자율 가동…안정적 물량 확보

생산 인프라 혁신을 통한 완전 자율 팹 운영 청사진도 가시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과 오픈USD(OpenUSD)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 생산 공장의 3차원 가상 가동 환경인 디지털 트윈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AI 기반 의사결정 최적화 엔진인 'cuOpt'와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플랫폼을 현장에 가동해 자율 이동 로봇(AMR) 등 공장 내 주요 물류 설비와 자산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가상 팹이 공장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공정 제어 업무를 자동화하는 시스템이 완성되면 고질적인 공정 난도 상승 문제를 해결하고 수율 관리를 통해 정면으로 제조 리스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고도의 제조 자율화 흐름 속에서 시장에서는 장기 공급 계약(LTA)을 통해 향후 수년치 주문 물량을 일찌감치 선점해 둔 상태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내년과 2027년향 차세대 HBM 제품군의 공급 단가가 기존 제품과 비교해 가파르게 인상되는 흐름이 예고된 만큼 외부 변수와 상관없이 SK하이닉스의 중장기적인 실적 성장세가 한층 더 공고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이번 AI 팩토리 동맹은 메모리 반도체를 단순한 범용 부품 프레임에서 탈피시켜 AI 인프라 주권을 쥔 대체 불가능한 핵심 자산으로 재정의한 사건이다"라며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높은 수요와 기술 진입 장벽이 유지되는 한 하반기를 기점으로 자산 가치의 대대적인 재평가 모멘텀이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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