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홈플러스 피해자 비대위, 포브스에 “김병주 자산가 평가 재검토해야”

김남규 기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한 자산가 순위와 인물 평가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비대위는 17일 포브스에 공식 서한을 보내 “포브스 순위가 명예에는 활용되고, 책임 앞에서는 부정되는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포브스가 발표한 ‘2026 Korea’s 50 Richest’에 따르면 김 회장의 추정 순자산은 99억달러(약 13조7700억원)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한국 부자 순위 2위에 올랐다.

비대위는 포브스의 억만장자 순위가 전 세계 자산가의 순자산과 평판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되는 만큼, 단순 자산 규모뿐 아니라 자산의 유동성, 가치평가의 불확실성, 사회적 책임, 금융 피해 발생 여부 등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의 주변적 투자가 아니라 제3호 펀드의 핵심 포트폴리오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했으며, 해당 거래는 국내 사모펀드 역사상 가장 큰 인수합병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비대위는 “홈플러스 인수는 MBK파트너스가 아시아 대표 바이아웃 운용사로 평판을 높이는 계기가 됐고, 이후 펀드레이징 과정에서도 글로벌 출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기반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2025년 3월 4일 투자자들에게 사전 예고 없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비대위는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거나 위험을 판단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손실 위험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2026년 현재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전체 피해금액은 약 4019억원이다. 이는 2025년 3월 4일 환율 기준 약 2억7560만달러(약 4019억원), 현재 환율 기준 약 2억6480만달러(약 4019억원)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개인 및 중소법인 투자자 피해액은 약 2075억원이며, 개인 피해자는 676명으로 집계됐다. 비대위는 현재까지 피해자들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고, 원금 전액 손실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피해자들의 자금은 투기성 자금이 아니라 평생 모아온 노후 은퇴자금, 자녀 결혼자금, 주택구입자금, 중대 질병 치료비 등 생계자금이었다”며 “피해자들은 3개월 만기 단기 저금리 채권과 대형 증권사,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믿고 투자한 평범한 금융소비자”라고 했다.

비대위는 김 회장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의 재산 상당 부분이 비상장 회사 가치에 묶여 있어 즉시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도 문제 삼았다.

비대위는 “김 회장의 부가 세계적 지위와 공적 명성을 세우는 데 사용될 때는 실질적인 것으로 취급됐지만, 피해자와 국회, 국민이 책임을 요구하는 순간에는 실제 자금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것처럼 설명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브스의 자산 평가가 정확하다면 한국의 최고 자산가 중 한 명인 김 회장이 왜 홈플러스 위기에서 더 큰 책임을 지지 못하는지 물어야 한다”며 “반대로 그 부가 상당 부분 비유동적이고 불확실하다면 포브스는 그 한계를 명확히 밝히고 순자산 평가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는 포브스에 ▲김 회장을 억만장자 순위에 계속 포함하는 것이 타당한지 재검토할 것 ▲계속 등재할 경우 순자산 산정 근거와 비상장 지분의 유동성 한계, 가치평가 불확실성을 명확히 설명할 것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와 투자자 손실, 노동자·납품업체 피해, 금융당국 조사 및 형사 수사 문제를 인물 평가에 반영할 것 등을 요청했다.

이의환 비대위 집행위원장은 “포브스의 억만장자 순위는 단순한 부자 명단이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과 투자자에게 영향을 주는 평판 지표”라며 “수많은 금융 피해자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김 회장이 성공한 자산가와 자선가로만 소개되는 것은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앞으로도 해외 언론과 글로벌 연기금, 국제 금융시장 관계자들에게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 실태와 MBK파트너스의 책임 문제를 알릴 계획이다.

김남규 기자
ng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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