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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권의 저주? 개국 15년만에 회생신청한 JTBC…방송가, 남 일이 아니다

조은별 기자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사진=중앙그룹]

[디지털데일리 조은별기자] 월드컵 중계권의 저주일까. 소문으로만 떠돌던 JTBC의 유동성 위기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15일 JTBC를 비롯한 중앙그룹 핵심계열사가 회생절차를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가 역시 이번 사태의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중앙그룹의 재무 위기는 JTBC가 206억원의 채무를 불이행(디폴트)하며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그룹 전반적으로 누적 적자가 상당해 ‘미디어 업황의 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 사례다. 지난해 말 기준 지주사인 중앙홀딩스는 재무제표상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4564.7%에 달했다. 자본 총계는 -140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다. JTBC의 부채비율은 3월 말 기준 2443.6%이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룹 내 계열사간 단기자금 대여와 채무보증이 늘었다는 점이다. 중앙일보는 JTBC, 중앙일보엠앤피 등에 대해 보증을 섰고 중앙홀딩스에 운영자금 480억 원을 대여했다.

중앙홀딩스는 JTBC, 피닉스 스포츠, 휘닉스 중앙 등에 대한 채무보증을 서는 등 계열사들이 얽혀 있어 JTBC의 206억원 디폴트 선언으로 그룹 전체가 휘청이게 됐다. 기업회생절차 신청에서 제외됐던 중앙일보는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추진하기로 했다. 콘텐츠 제작사인 SLL만 이번 사태에서 살아남았다.

현재 중앙그룹의 전체 차입금은 2조 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약 7000억원에 달하는 월드컵·올림픽 중계권이 ‘독이 든 성배’가 됐다고 평가하지만 방송가의 시각은 다르다. 개국 초반부터 과감하게 콘텐츠 투자에 집중해온 JTBC가 OTT활성화로 인한 콘텐츠 소비행태 변화, 미디어 광고시장 축소에도 불구하고 외형 확장에 집중한 게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TV조선, 채널A, MBN 등 같은 시기 개국한 종합편성채널들이 트로트 오디션, 시사 보도 프로그램 등에 집중한 것과 달리 JTBC는 지상파 방송사 수준의 콘텐츠들을 지속적으로 제작해 왔다. 결국 개국 4년만인 2016년 회사채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9년 ‘코리안풀’을 깨고 비지상파 최초로 올림픽 중계권(2026년∼2032년)과 월드컵 중계권(2026년∼2030년)을 따낸 것은 서서히 악화일로를 걷던 재무구조를 한방에 만회하기 위한 일종의 ‘도박’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다른 종합편성채널과 달리 영화 배급 및 영화관 사업도 병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 시장이 침체되면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JTBC가 미디어 광고시장의 흐름을 읽지 않고 무리하게 콘텐츠에 투자한 면도 없지 않지만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만들수록 ‘적자’가 되는 현재의 미디어 시장 흐름을 보여준 사례기도 하다”며 “이는 비단 JTBC만의 사례가 아니라 상당수 지역 방송에서도 보이는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송사가 살기 위해서 정부가 광고규제, 편성규제를 과감하게 혁명적으로 풀 필요가 있다. 혹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콘텐츠 진흥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은별 기자
mulg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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