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면전 문턱서 멈췄다…호르무즈 해협 ‘단계적 합의’ 부상

지난 4월 24일 배포된 미 중부사령부 유도미사일 구축함 USS 라파엘 페랄타호(DDG 11)가 이란 항구로 향하는 선박 옆에 있는 장면. [사진=미 중부사령부·로이터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 직전의 위기에서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섰다. 미군 아파치 헬기 격추로 군사 충돌이 재점화됐지만, 카타르와 파키스탄 등 중재국이 긴급히 움직이면서 평화 합의안이 막판 조율 단계에 들어갔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협상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단계적 보상이다.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순차적으로 이행하면, 미국이 제재 완화와 동결 자금 접근 등 경제적 보상을 단계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쟁점은 즉각 해결하지 않고, 향후 60일간 별도 협상에 넘기는 구조다.
WSJ는 이번 위기가 미군 아파치 헬기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드론에 의해 추락하면서 촉발됐다고 보도했다. 사고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지시했고, 이란도 페르시아만 일대 미군 기지와 동맹국을 겨냥해 맞대응했다. 그러나 카타르와 파키스탄 외교 당국이 합의안 초안을 전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됐던 추가 공습을 철회했다.
현재 논의 중인 합의안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단계적으로 다시 열고, 미국은 이에 맞춰 대이란 제재 일부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핵시설 폐쇄, 우라늄 농축 중단, 헤즈볼라 등 대리 무장세력 지원 축소에 나설 경우 더 큰 폭의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위험 요인은 여전하다. 미국은 이란이 먼저 핵 프로그램 제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동결 자금 해제와 제재 완화 등 선제적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 모두 상대보다 먼저 실질적 양보를 하기를 꺼리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합의안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다루기보다, 해당 문제를 향후 60일간의 협상 과정에 넘기는 데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베카 와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국방 담당 책임자는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미루고 조건부 합의를 하는 것은 미국과 이란을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몰아넣을 뿐”이라며 “명목상의 휴전일 뿐이며, 이는 일상적으로 시험대에 오르고 폭력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내 강경파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마크 듀보위츠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문제는 그들이 A에 동의하고 돈을 받고, B에 동의하고 돈을 받고, C에 동의하고 제재 완화를 받으면서 협상을 질질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의에 대한 열망이 멈출 수 없게 된다면 치명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미국 입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적지 않은 성과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통로다. 해협이 다시 열리면 국제유가 급등과 에너지 시장 불안도 다소 완화될 수 있다.
WSJ는 대니 시트리노비츠 텔아비브 국가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양측 모두 합의에 도달하는 데 매우 관심이 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정치·경제적 부담이 미국과 이란 모두를 협상장으로 밀어 넣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합의는 전쟁을 끝내는 최종 해법이라기보다, 확전을 멈추고 더 어려운 협상으로 넘어가기 위한 임시 안전판에 가깝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제재 완화가 맞물리면 단기적으로 중동발 불확실성은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핵 프로그램과 동결 자금, 대리세력 지원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않는 한 미·이란 관계는 언제든 다시 충돌 국면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계약 끝나도 버티는 임차인…제소전화해와 명도소송, 뭐가 나을까
2026-07-12 15:01:39항공기 5시간 늦어도 ‘0원’…여행자보험, 모르면 못 받는다
2026-07-12 14:50:56“천장 뚫린” 동탄 아파트값, 1.29% 또 상승…서울도 0.30% 올라
2026-07-12 13:59:28FIFA, 2026 월드컵 결승전 잔디 판매한다…한 조각에 얼마?
2026-07-12 13:51:37올 상반기 육아휴직 첫 10만명 돌파…'아빠 비중' 40% 눈앞
2026-07-12 13:4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