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월드컵은 90분으로 끝나지 않는다…FIFA가 세일즈포스와 손잡은 이유

이안나 기자

세일즈포스가 FIFA와 파트너십을 맺고 ‘FIFA 월드컵 2026’에 AI 플랫폼 ‘에이전트포스’와 지능형 생산성 플랫폼 ‘슬랙’을 공급한다. [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12일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에서 체코에 2대1 역전승을 거두며 국내 월드컵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한 경기 결과는 곧바로 다음 경기 일정 검색부터 하이라이트 소비, 선수 정보 확인, 온라인 응원, 굿즈 구매 등 다양한 디지털 활동으로 이어진다.

이제 월드컵은 90분 동안 펼쳐지는 경기만으로 완성되는 이벤트가 아니다. 경기 전후 팬들이 접하는 앱, 웹사이트, 중계, 소셜미디어, 티켓·현장 서비스까지 모두 대회 일부가 됐다.

올해 월드컵은 이 같은 변화를 가장 크게 보여주는 무대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은 멕시코, 캐나다, 미국 3개국 16개 도시에서 열리며 사상 처음으로 48개국이 참가한다. 전 세계 50억명 이상이 지켜볼 것으로 예상되는 대회인 만큼 경기 운영뿐 아니라 개최 도시 간 협업, 현장 인력과 자원봉사자 관리, 파트너 커뮤니케이션, 팬 대상 디지털 서비스까지 동시에 조율해야 한다.

경기 수와 참가국, 이동 동선, 팬 접점이 모두 늘어나면서 월드컵은 거대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글로벌 운영 플랫폼에 가까워지고 있다. 대회 운영에 필요한 정보와 업무를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경기장 안팎의 팬 경험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 셈이다.

◆ 48개국·16개 도시 연결…월드컵 운영 플랫폼 된 슬랙=이 지점에서 세일즈포스와 FIFA 협력이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고객관계관리(CRM) 기업 세일즈포스는 FIFA와 파트너십을 맺고 ‘FIFA 월드컵 2026’과 ‘FIFA 여자 월드컵 2027’에 지능형 생산성 플랫폼 슬랙과 AI 플랫폼 에이전트포스를 공급한다. 월드컵처럼 복잡한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대회 운영과 팬 경험을 데이터 기반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슬랙이 16개 개최 도시를 잇는 운영 협업 플랫폼으로 활용된다. 대회 운영진은 슬랙을 통해 인력 관리와 도시별 커뮤니케이션, 업무 흐름을 실시간으로 조율하게 된다. 월드컵처럼 여러 국가와 도시, 조직이 동시에 움직이는 행사에서는 정보 전달이 늦어지거나 부서 간 소통이 단절되는 것만으로도 운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에이전트포스 360이 연동되면 역할은 단순 협업을 넘어선다. 경기장과 개최 도시, 공급업체, 파트너, 운영 조직의 데이터와 업무를 통합 관리하고 AI 기반 업무 자동화를 통해 현장 의사결정을 더 빠르게 지원할 수 있다. 팬 입장에서는 직접 보이지 않는 영역이지만 대회 규모가 커질수록 이러한 운영 체계는 경기 진행과 현장 경험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

2027년 브라질에서 열리는 FIFA 여자 월드컵에서는 에이전트포스 360 플랫폼을 활용한 팬 참여 확대가 본격화된다. AI 에이전트는 대회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기 일정, 팀·선수 정보, 주요 경기 소식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팬들의 관심사와 선호도에 맞춘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안한다. 팬은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등 디지털 채널에서 필요한 정보를 더 빠르게 찾고 관심 팀이나 선수 중심의 개인화된 경험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패트릭 스토크스 세일즈포스 사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FIFA 월드컵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스포츠 이벤트이자 운영 측면에서도 가장 복잡한 프로젝트 중 하나”라며 “세일즈포스는 FIFA 월드컵 2026 및 FIFA 여자 월드컵 2027과 협력해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역량을 제공하고 스포츠와 AI CRM 기술 결합이 만들어낼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로미 가이 FIFA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성공적인 대회 운영을 위해서는 최고의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세일즈포스 기술력과 전문성은 FIFA 월드컵 2026과 FIFA 여자 월드컵 2027의 성공적인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F1 팬 경험 관리 위한 ‘팬 컴페니언 에이전트 [사진=세일즈포스]

◆ F1·골프로 확장된 AI 팬서비스…월드컵도 개인화 경험으로=세일즈포스가 FIFA 협력에서 강조하는 지점은 단순한 업무 협업에 그치지 않는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팬과 조직,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팬 경험이 경기장 관람이나 TV 중계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모바일 앱과 스트리밍, 소셜미디어, 실시간 통계, 맞춤형 콘텐츠까지 확장됐다.

세일즈포스는 이미 다른 스포츠 영역에서도 AI와 팬 데이터를 결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약 8억2700만명에 달하는 전 세계 포뮬러원(F1) 팬 경험 관리를 위해 ‘팬 컴패니언 에이전트’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F1 신규 규정과 경기 관련 정보, 전문 해설 등을 AI 에이전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특히 F1 팬 가운데 실제 현장 관람객은 전체의 1% 수준에 불과하고 나머지 99%는 실시간 스트리밍이나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해 F1을 접한다. 스포츠 팬 경험이 경기장 밖에서도 길고 넓게 이어지는 구조가 된 셈이다.

골프 중계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리브(LIV) 골프와 파트너십을 맺고 폭스 스포츠 중계와 LIV 골프 앱에 AI 기반 해설 솔루션 ‘에이전트 캐디’를 제공하고 있다. 에이전트 캐디는 선수 과거 경기력, 코스 조건, 실시간 경기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샷 선택 확률 등 예측 정보를 생성하고 이를 방송 그래픽으로 제공한다. 해설위원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정밀한 설명을 할 수 있고 시청자는 선수 판단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에이전트캐디 방송 그래픽 지원 화면 [사진=세일즈포스]

LIV 골프 앱에 탑재된 AI 에이전트 ‘팬 캐디’는 팬들이 골프 경기를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AI 에이전트와 실시간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중계나 현장 관람 흐름을 유지하면서 하이라이트 다시보기, 티켓 업그레이드, 굿즈 쇼핑, 토너먼트 인사이트 등을 앱에서 확인하는 ‘세컨드 스크린’ 경험을 제공한다.

팬 캐디는 팬, 후원사, 경기장 운영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한 ‘세일즈포스 데이터 360’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티켓 스캔, VIP 라운지 이용, 굿즈 구매, 앱 내 시청 기록 등 팬 행동 데이터가 하나의 프로필로 통합되고, 여기에 선수의 샷·스윙·클럽 정보 등 경기 데이터가 결합되면서 맞춤형 팬 서비스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예컨대 특정 홀에 머무는 팬에게 곧 주요 선수의 티샷이 예정돼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는 식이다. 중계 화면에 잡힌 브라이슨 디섐보(Bryson DeChambeau)의 모자 정보가 궁금한 팬에게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구매 페이지로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팬서비스가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경기 관람, 현장 이동, 콘텐츠 소비, 커머스까지 연결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드컵에서도 팬 경험은 같은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팬들은 경기 결과뿐 아니라 다음 경기 일정, 선수별 기록, 현장 이벤트, 티켓 정보, 응원 콘텐츠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길 원한다. 개최 도시와 경기장이 늘어나고 팬 접점이 다양해질수록 운영 조직은 팬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더 빠르게 연결하고 상황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

이번 협력은 월드컵 같은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 운영에서 데이터와 AI, 협업 플랫폼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