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레버리지까지 등장"…스페이스X, 고평가 논란에도 진격하는 개미들 [MZ 재테크]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조윤정 기자]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가 12일(현지시간) 자본시장에 상장하면서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관심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위험 선호 성향이 강한 MZ세대를 중심으로 초기 선점 심리가 확산되면서 본주뿐 아니라 스페이스X 수익률을 추종하는 파생·간접투자 상품에도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
공모가 135달러, 시가총액 약 1조7700억달러(약 2688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가 진행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유동성 흐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모주 청약 ‘1분 완판’…우주항공 ETF에 1조6000억원 유입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장 전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일반 투자자의 직접 청약이 제한된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함께 진행한 전문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은 순식간에 마감됐다. 지난 5일과 8일 실시된 1·2차 청약은 각각 개시 1분, 2분 만에 배정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모집 예정 금액은 총 5억달러(약 7624억원) 규모였다.
직접 청약이 어려운 개인 투자자들은 우주항공 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개인 투자자가 미국 우주항공 관련 ETF 7종을 순매수한 금액은 총 1조6367억원에 달한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상품은 스페이스X 상장 후 2영업일 이내 최대 25% 비중으로 조기 편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TIGER 미국우주테크’다. 이 상품에는 1조4784억원이 유입됐다. 이어 ‘KODEX 미국우주항공’에는 1265억원, 리밸런싱 주기에 구애받지 않고 종목 편입이 가능한 액티브 ETF인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에는 950억원이 들어왔다.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오는 16일 출시 예정인 ‘KIWOOM 미국우주데이터센터인프라’를 비롯해 관련 상품 라인업 확대에 나서면서 시장 선점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상승도 하락도 노린다”…3배 레버리지 ETP까지 등장
투자자들의 관심은 단순히 스페이스X 주식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있다. 상장 직후 주가 방향성에 적극적으로 베팅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으로까지 투자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가장 이목을 끄는 상품은 유럽 자산운용사 레버리지셰어즈가 상장 당일인 12일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하는 스페이스X 3배 레버리지 ETP다. 미국 달러 기준 상품의 티커는 일론 머스크의 이름을 딴 ‘ELON’, 영국 파운드 기준 상품은 ‘MUSK’로 정해졌다.
미국 시장에서도 관련 상품 출시가 잇따를 전망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오는 16일부터 스페이스X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높은 기대 수익만큼 위험도 크다. 이들 상품은 파생상품을 활용해 수익률을 추종하는 구조인 만큼 변동성이 매우 크다. 주가가 횡보하더라도 시간 경과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극심한 변동성 국면에서는 원금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테마스ETF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스페이스X 주가가 하루 동안 50% 이상 급변할 경우 투자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스페이스X 스타십 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매출 94배’ 고평가 논란 속…“변동성·락업 해제 변수 주목해야”
증권가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이 글로벌 증시에 단기적인 수급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동시에 현재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고평가 논란 역시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페이스X의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지난해 매출 187억달러의 약 94배 수준이다. 리서치 기관 모닝스타는 적정 기업가치를 780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하며 현재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9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점 역시 상장 초기 주가에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하반기부터는 AI 인프라 사업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도 있다. 이주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부문에서 앤트로픽과 구글의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 효과가 반영되면서 하반기에만 109억달러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60% 증가한 300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이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상장 초기의 극심한 변동성이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은 4.2~4.9%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제한적인 만큼 수급 불균형에 따른 급등락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향후 주요 지수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과 기존 주주들의 락업(Lock-up·보호예수) 해제 일정 역시 중요한 변수다. 락업은 대주주와 임직원 등이 상장 직후 일정 기간 보유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나스닥100과 러셀1000 등 주요 지수 편입 효과로 이달 1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는 패시브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다만 상장 1년 이후부터는 락업 해제 물량이 순차적으로 시장에 출회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직원 및 일반 투자자 보유 물량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부터 상장 후 180일까지 순차적으로 해제되고, 일부 핵심 투자자와 임원 지분은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풀릴 예정”이라며 “일론 머스크 보유 지분은 상장 후 366일이 지나야 매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상장 초기에는 수급 효과와 투자 심리가 주가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 여부와 락업 해제 이후의 매물 부담이 주가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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