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은행 가계대출…신용대출 문턱 더 좁아지나

서울의 한 시중은행 내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신한 · 하나銀 등 한도 제한 조치
은행권 마통 한 달 새 2.6조 폭증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폭발하면서 가계대출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한 달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은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하며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에따라 시중 은행들도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깎고 고소득자 대출을 제한하는 등 즉각적인 대출 옥죄이기에 나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고액 연봉자의 신용대출 한도를 소득과 관계없이 최대 1억원으로 제한키로 했다. 한도대출(마이너스 통장)을 만기 연장 시점에도 미사용 계좌를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감액한다.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 여부도 시행할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오는 15일부터 ‘신용대출 선제적 관리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신용대출 합산 일별 접수량이 내부 관리 기준을 초과하면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을 제한한다. 단, 서민금융대출과 상생대환대출 등 금융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상품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약정금액 3000만원을 초과하는 가계 신용대출 중 마이너스통장에 약정기간 및 만기 직전 3개월 기준 한도사용률이 10% 미만인 계좌를 대상으로, 만기 연기 시 최대 20% 한도를 감액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역시 전날 비대면 대환대출 접수를 중단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핀다, 토스 등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는 모든 신용대출 접수도 막는다.
이러한 은행권의 행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5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4월 증가 폭인 3조5000억원의 2.7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이번 폭등의 주범으로 신용대출이 꼽혔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4월에 2조원 감소했으나, 5월 들어 5조3000억원 폭증하며 반등했다. 특히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한 달 새 2조6000억원이나 늘어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코스피 활황에 따른 투자 자금 수요와 5월 가정의 달 지출이 맞물린 결과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역시 지난달 4조원 늘어나 전월(5조5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라 시장에 출회된 매물들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주담대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진정될 때까지 매주 점검회의를 여는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하고, 은행권에 자율적인 신용대출 관리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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