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나금융, ‘청라 시대’ 카운트다운…함영주의 미래금융 승부수

이호연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청라그룹헤드쿼터 [사진=제미나이 합성]

9월부터 지주·계열사 2200명 규모 인력 순차 이동

집권 2기 체제 구심점…고강도 세무조사 일정 복병

[디지털데일리 이호연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오는 9월 ‘인천 청라 시대’의 막을 올린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가 본사를 서울 밖으로 옮기는 첫 사례로, 을지로를 중심으로 형성돼 온 금융지주 본사 지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조성한 ‘그룹 헤드쿼터(HQ)’를 준공하고, 오는 9월부터 연말까지 주요 계열사 임직원의 순차 이전에 나선다.

청라 그룹 헤드쿼터는 총사업비 6500억원이 투입된 대형 업무시설이다.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 인근에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2만8000㎡ 규모로 들어섰다.

이전 대상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하나에프앤아이, 하나생명보험, 하나펀드서비스, 하나금융티아이 등 10개 관계사 소속 임직원 2200여명이다. 기존 청라 통합데이터센터와 하나글로벌캠퍼스 근무 인력까지 합치면 연말에는 약 4000명의 금융 전문 인력이 청라에 집결하게 된다.

이번 이전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강조해 온 미래금융·디지털·글로벌 전략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하나금융은 앞서 청라에 통합데이터센터와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축했다. 여기에 그룹 컨트롤타워인 헤드쿼터까지 더해지면서 청라는 하나금융의 차세대 성장 거점으로 자리 잡게 됐다.

함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청라 이전의 의미를 단순한 사무공간 이동이 아니라 조직 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전환으로 규정했다. 첨단 업무환경과 디지털 인프라를 결합해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은 청라 이전을 계기로 은행·증권·카드·캐피탈 등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의 기업금융 네트워크, 하나증권의 리서치·투자은행 역량, 카드·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의 고객 기반을 한 공간에서 연결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생산적 금융과 디지털 전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최근 생산적 금융 공급 목표를 애초 계획보다 1조6000억원 늘린 17조8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지주 내 투자·생산적금융부문을 신설하고 핵심성과지표(KPI)도 손질했다. 올해 1분기에는 1조21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청라 이전을 앞두고 국세청 세무조사는 변수로 거론된다. 국세청은 지난달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을 대상으로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조사 기간과 자료 제출 범위 등에 따라 이전 준비 과정에 일부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현재로서는 세무조사가 청라 이전 일정 자체를 흔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청라 이전은 본점 주소 변경을 넘어 그룹 운영 체계를 바꾸는 작업”이라며 “이미 장기간 준비해 온 프로젝트인 만큼 예정된 일정에 맞춰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새로운 그룹HQ는 손님과 직원을 아우르는 ‘사람 중심의 철학’을 바탕으로 ‘뉴하나 100년’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며 “계열사 간 자유로운 협업이 가능한 개방형 공간을 구현하고 '디지털 DNA'를 내재화하는 한편, 글로벌 성장 모델도 함께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l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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