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호 칼럼] '인적공제' 자녀 나이 기준 25세 이상으로 높여야

5월1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 환경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중국에서 먼저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전업자녀'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에서도 낯설지 않게 사용되고 있다. 청년 취업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지난 3월 서울의 한 대학 신문은 "내 직업은 자녀" 독립 미루고 가사노동 택하다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통해 신조어 전업자녀를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신문은 청년의 독립이 늦어지며 성인 자녀와 부모의 동거가 보편적 주거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사노동을 하면서 부모와 동거하는 전업자녀는 뚜렷한 역할이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의존 상태만 뜻하는 캥거루족이나 니트족과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해 1981~1986년 출생자 가운데 35세 시점에 부모와 동거한 비율은 32.1%로 1971~1975년생에 비해 13.5%포인트 높아졌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만큼 취업문이 좁아졌다는 얘기일 것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해 국유기업과 주요 민간 빅테크 및 인공지능(AI) 기업을 총동원해 대학졸업생 채용 확대에 나섰다고 한다. 교육부와 인력자원자회보장부 등 8개 부처가 오는 12월까지 '국가 채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전해진다.
중국은 2023년 6월 청년 실업률이 21.3%까지 치솟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사회 전체적으로 청년층 고통에 덜 민감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1980년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27.2%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이후 교육열과 졸업정원제 등의 영향으로 대학 진학률은 2005년에는 82.1%까지 치솟았고 2019년부터는 7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대졸자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대규모 정기 신입사원 공채를 시행하던 대기업들은 삼성그룹을 제외하고는 2019년 현대자동차그룹을 시작으로 공채를 폐지하고 경력자 중심과 수시 채용으로 바뀌면서 청년 고용 절벽이 생겼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2일 내놓은 고용동향 브리프(최근 청년 고용 감소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청년(15~29세) 고용률은 43.5%로 30세 이상 고용률 (65.6%)을 훨씬 밑돌았다. 청년 고용이 15만 6000명 줄어든 반면 30세 이상은 33만 9000명 증가해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올해 1분기 근속 1년 미만 청년 취업자는 2023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9% 줄어들었다. 고용정보원은 "청년 고용 감소는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어 산업 위축이 아닌 다른 요인에서 비롯된다"면서 "신규 진입 단계에서부터 청년층이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카카오가 10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들어가는 등 대기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어 걱정이다. 영업 실적이 많이 올라가면 신입 사원을 더 많이 채용할 여력이 생기는데 이런 쪽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정치권도 지방선거가 끝나자 정년 연장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다. 60세인 정년을 2028년부터 2036년까지 단계적으로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청년 취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공서열 임금 체계 개편과 함께 다루기 바란다.
청년들은 대학 졸업 이후 인턴사원 경력을 쌓기 위해 이곳 저곳 찾아다니고, 면접 준비나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도 들락거린다. 그렇게 해도 직장 찾기가 어려운 여파로 그냥 집에서 쉬는 청년이 지난 4월 한 달 사이 3만 1000명 늘어났다고 한다.
최종학교를 졸업하고 3년 이상 미취업 상태인 청년은 23만명이나 된다. 결혼을 해서 출산을 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얘기가 귀에 들어올리 없다.
주택청약에서도 청년들은 여전히 불리하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으면 자녀는 유주택 세대원으로 분류돼 생애최초 등 무주택자 특별공급 신청을 할 수 없다. 부모가 만 60세 이상이 아니면 자녀는 세대 분리를 해야 신청할 수 있어 원룸을 얻는 등 주거비 부담이 뒤따른다.
청년 관련 세제 문제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연말정산이나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할 때 1인당 150만원씩 인적공제를 하는데, 자녀 나이가 만 20세 이상이면 제외된다. 이와는 별개인 자녀세액 공제도 마찬가지다.
대학 등록금은 20살이 넘고 자녀가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어도 교육비 세액 공제를 해주는데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20살이 넘으면 성인으로 독립 생활을 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세제 혜택 기준 나이를 20세로 정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학업이나 군 복무를 마치고 노동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연령은 늦춰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재정경제부의 세제 개편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부동산 세제 손질에만 관심을 집중하지 말고 청년들이 조금이라도 힘을 얻게 하는 방안을 찾길 기대한다.
전업자녀나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생각해 인적 공제나 자녀세액 공제 나이 요건을 25세 이상으로 조정해 소득세법에 반영하는 것은 어떨까.

오승호 디지털데일리 주필
서울신문 편집국장, 논설위원을 거쳐 아리랑국제방송 시사보도센터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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