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m 행진·1500명 파업…카카오 노조 "29일, 8시간 파업"(종합)

카카오 노조원들이 6월10일 카카오 판교 아지트 인근에서 진행한 집회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카카오 창사 이래 첫 파업이 본사 소재지인 판교역 인근에서 현실화됐다.
10일 오전 10시부터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카카오 본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쟁의권을 확보한 5개 법인을 중심으로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한 방식으로 진행된 파업에는 카카오 본사 기준 1000여명(전체 법인 기준 1500여명)이 동참했다.
현장 분위기는 한여름 볕만큼 뜨거웠다. 검은색 '단결 투쟁' 티셔츠를 맞춰 입은 조합원들은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집회를 연 뒤 판교역 일대를 지나 유스페이스 광장까지 약 800m 거리를 행진했다. 노조 측은 행진 참여 인원을 800여명으로 추산했고 경찰은 이날 정오 기준 약 500명으로 집계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을 포함한 주요 노조 관계자들이 6월10일 판교역 일대 거리 행진 선두에 서서 현수막 행진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채성오기자]
현장에는 카카오 계열사 조합원뿐 아니라 화섬식품노조 산하 네이버, 넥슨, 엔씨, 넷마블, 한컴, 야놀자 노조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이날 노조의 요구는 임금 인상만으로 좁혀지지 않았다. 이들은 고용 안정과 공동 교섭, 책임 경영을 전면에 내걸었다. 박성의 카카오 노조 부지회장은 "경영 실패는 경영진의 판단인데 그로 인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는 왜 노동자가 감내해야 하느냐"며 "단순히 돈 몇 푼 때문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카카오페이 임원 보수와 직원 임금 인상률 차이를 거론하며 보상 체계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했다.
노사 갈등의 핵심에는 성과 보상 구조가 놓여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 수준을 성과급으로 배분하고, 500만원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산입하지 말 것을 요구해왔다. 반면 사측은 해당 요구안이 현 경영 상황에서 큰 부담이 되며 서비스 안정성과 미래 투자 여력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노조원들이 거리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기자]

유스페이스 광장에 모인 카카오 노조원들이 결의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기자]
노조 측은 이날 파업을 시작으로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 때문에 공동 투쟁을 선택했다"며 "오는 29일 출근 후 업무를 하지 않는 로그오프 데이 방식의 8시간 파업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카카오페이 노조 측도 "파업이라는 마지막 방법을 통해 멈춰버린 회사의 대화와 존중을 움직이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파업에도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 장애는 발생하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서비스 운영 업무 상당 부분이 자동화돼 있어 단체행동의 즉각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최소 대응 인력과 실시간 대응 체계를 갖췄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카카오와 비상 대응 체계를 논의한 상태다.
또한 카카오 측은 "조정 절차 이후에도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며 조속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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