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저축은행, PF 폭탄 꺼졌지만…부동산업 연체율은 두 자릿수

이호연 기자

저축은행 로고 [사진=저축은행중앙회]

[디지털데일리 이호연 기자] 국내 주요 저축은행들이 올해 1분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을 큰 폭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브릿지론 등이 포함된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여전히 두 자릿수대를 기록해 부동산 리스크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각사 경영공시를 취합한 결과, 올해 1분기 자산 기준 상위 5대 저축은행(SBI·한국투자·웰컴·OK·애큐온)의 부동산 PF 대출 합계는 63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614억원보다 75.8% 급감한 수치다.

은행별로 보면 SBI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698억원에서 31억원으로 줄었다. 웰컴저축은행도 258억원에서 37억원으로 낮아졌다. OK저축은행은 798억원에 달했던 PF 대출 잔액을 100억원 수준까지 줄였다.

전체 부실채권(NPL) 규모도 감소했다. 5대 저축은행의 NPL 규모는 3조2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4612억원보다 5.1% 줄었다. PF 부실 정리가 일정 부분 진행되면서 자산 건전성 지표도 일부 개선된 셈이다.

문제는 부동산업 대출이다. 5대 저축은행 상당수는 부동산업 연체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웰컴저축은행의 1분기 부동산업 연체율은 43.61%에 달했다. 관련 대출 10건 중 4건 이상에서 이자 상환이 지연되고 있다는 의미다.

웰컴저축은행은 부동산업 연체액을 지난해 1분기 211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308억원으로 줄였다. 그러나 전체 대출 자산이 함께 감소하면서 연체율은 5대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투자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도 17%대의 높은 부동산업 연체율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7.54%, SBI저축은행은 17.88%, OK저축은행은 17.03%였다.

특히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1분기 부동산업 연체율이 7.38%였지만, 올해 1분기 17.88%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업 연체액은 888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늘었다. OK저축은행은 2339억원에서 2517억원으로, 한국투자저축은행은 2739억원에서 2816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PF 대출 잔액은 줄었지만, 미분양 증가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중소형 건축·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웰컴저축은행(13.35%)을 제외한 나머지 4개 대형 저축은행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모두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은행별 자산 건전성 흐름은 엇갈렸다. 웰컴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NPL 비율은 각각 13.73%, 12.62%로 전년보다 상승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8.74%, 애큐온저축은행은 6.03%로 소폭 개선됐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PF 대출은 수년 전부터 이어진 정부 주도의 리스크 관리로 연착륙이 진행되고 있지만, 부동산업 대출은 범위가 넓고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도 커 연체율이 쉽게 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대출 규제까지 맞물려 당분간 뚜렷한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부동산 시장은 금리와 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와도 맞물려 있어 경기 둔화가 이어질수록 차주의 원리금 상환 능력도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l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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