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계

조선소까지 불어든 '젠슨 황發' 피지컬 AI 바람…K-중후장대로 확산되나

김유진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월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한화오션이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생태계 기업들과 손잡고 조선소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하는 실증에 나섰다. 이를 계기로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기술이 국내 방산·철강·전기전력 등 중후장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엔닷라이트·에이로봇 등과 함께 조선업 현장 적용을 위한 피지컬 AI 기반 휴머노이드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정부의 산업 AI 전환 지원 사업인 'AX 스프린트' 과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실제 조선소 현장에서 위험도가 높거나 고강도 작업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해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엔비디아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엔비디아 인셉션' 참여 기업들인 엔닷라이트와 에이로봇이 협력한다.

3D AI 기술 기업 엔닷라이트는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 내 아이작 심 기반 디지털 트윈 환경을 구축해 실제 조선소와 유사한 가상공간을 구현한다. 휴머노이드가 현장에 투입되기 전에 이동 경로와 작업 방식, 장애물 회피 등을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휴머노이드 개발사 에이로봇은 자체 개발 로봇 '앨리스'를 활용해 자율 이동과 험지 보행·물품 운반·도구 조작 등 조선소 작업 수행 능력을 검증한다. 산업 현장에서 수집한 동작 데이터를 학습시켜 실제 작업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까지 성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조선업은 피지컬 AI 기술의 산업 적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시험대로 언급된다. 대형 블록과 복잡한 작업 동선, 협소한 선박 내부 공간과 고위험 점검 구역 등이 혼재해 기존 산업용 로봇이나 고정형 자동화 설비를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사람이 사용하는 작업 공간과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가 용접·운반·점검 등 현장 업무의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 피지컬 AI 기술 도입 움직임은 철강업계에서도 나타났다.

포스코DX 역시 지난해 엔비디아의 옴니버스와 아이작 심을 활용한 피지컬 AI 기술을 구축했다. 실제 산업 현장을 가상공간에 구현한 뒤 AI 모델을 학습·검증하고 이를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포스코DX는 크기와 형태가 제각각인 철강 제품을 트레일러에서 옮기는 크레인 작업에 해당 기술을 우선 적용했다. AI가 가상환경에서 다양한 작업 조건을 학습한 뒤 실제 설비 운영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업계에서는 조선과 철강 등을 시작으로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기술 적용 범위가 방산과 전기전력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소와 방산 생산현장은 대형 구조물 제작·위험 작업·품질 검증 등의 공통점이 많아 피지컬 AI 활용 가능성이 높다"며 "조선소 실증이 성공하면 방산 제조 공정이나 고전압 전력 설비 점검 등 유사한 위험 공정으로의 확산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성형 AI가 디지털 업무 혁신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실제 제조 현장을 바꾸는 피지컬 AI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 생태계 협력이 조선을 시작으로 방산과 전력 인프라 분야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유진 기자
eugene@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