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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처럼 광고한 사례 못 봐”…공정위가 밝힌 ‘와우회원가’ 제재 배경은

왕진화 기자

[사진=공정거래위원회]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와우회원가’ 광고에 법정 최고액인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가운데, 공정위는 이번 사안을 단순 가격 표시 문제가 아닌 유료 멤버십 가입을 유도한 기만 광고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쿠팡의 광고가 소비자의 멤버십 가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정보를 숨겼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방식의 광고였다고 설명했다.

이영희 공정위 표시광고감시팀장은 “다른 쇼핑몰들은 쿠폰이 적용된 가격이라면 쿠폰 적용 가격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표시하고 있다”며 “모든 회원에게 적용되지 않는 1회성 할인 가격을 멤버십 회원가처럼 표시한 사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2020년 8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와우멤버십 가입 시 제공되는 1회성 할인쿠폰이 적용된 가격을 ‘와우회원가’로 노출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멤버십에 가입하면 지속적으로 적용되는 회원 전용 가격으로 인식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한 번 사용하면 소진되는 쿠폰 가격이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가 이번 사건을 중대하게 본 배경에는 당시 온라인 쇼핑업계의 치열한 멤버십 경쟁도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유료 멤버십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은 회원 확보 경쟁에 나섰다. 한 번 가입한 소비자가 반복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유료 멤버십에 가입한 소비자는 해당 쇼핑몰에서 재구매하는 비율이 높고 해지율도 낮다”며 “당시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는 멤버십 가입률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정위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광고가 진행된 기간 와우멤버십 회원 수는 약 454만명 증가했다. 2020년 8월 483만명이던 회원 수는 2022년 5월 937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다만 공정위는 이 증가분 전체를 광고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 팀장은 “와우멤버십 가입 경로가 쿠팡 쇼핑몰뿐 아니라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채널에 걸쳐 있다”며 “광고 행위의 영향을 받은 매출액만 별도로 산정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공정위는 관련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는 정률 과징금 대신 정액 과징금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위반행위의 중대성을 고려해 현행법상 부과 가능한 최고액인 5억원을 결정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광고 변경 과정에서 실시된 A/B 테스트도 조사 과정에서 확인했다. 공정위는 광고 변경 직전 쿠팡이 실시한 A/B 테스트에도 주목했다. A/B 테스트는 서로 다른 광고 화면을 이용자들에게 각각 노출한 뒤 구매 전환율이나 가입률 등을 비교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기존 회원가 표시 방식과 1회성 쿠폰이 반영된 가격 표시 방식을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한 뒤 후자의 방식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했다.

이 팀장은 “쿠팡 측은 당시 자료가 보존돼 있지 않다고 소명했다”며 “A/B 테스트 이후 사업 성과 관련 지표를 확인한 정황은 있었지만 전체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의도를 단정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조사 과정도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광고 사건이지만 실제로는 쿠팡이 운영한 다양한 할인 체계와 쿠폰 구조를 모두 분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간 쿠팡이 진행한 쿠폰 할인 이벤트만 약 230만회에 달했다. 그는 “와우회원가가 어떤 방식으로 형성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복잡한 할인 구조를 전부 분석해야 했다”며 “지난해에도 8차례 자료 제출 명령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표시광고법 개정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현재 관련 매출액 산정이 어려운 사건의 경우 정액 과징금 상한은 5억원이다. 공정위는 최근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을 통해 정액 과징금 상한을 50억원으로, 정률 과징금 상한은 매출액의 2%에서 10%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팀장은 “현행 과징금 체계는 중대한 위반행위에 비해 제재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며 “위반행위의 정도에 상응하는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쿠팡 측은 “해당 건은 4년 전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자발적으로 시정조치를 완료했다”며 “소비자 기대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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